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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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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4-12-14 10:48 조회2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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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최근에 시인 안도현님의 시 ‘스며드는 것’을 읽으며 깊은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간장게장을 어머니 게의 관점에서 풀어낸 이 시는, 우리가 흔히 음식의 재료로만 여길 수

있는 ‘게’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의 내용은 단순히 게를 묘사한 것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사연과 생명을 헤아리는 시인의

따뜻한 시선을 우리에게 전합니다. 그 시선을 통해,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존재에도

얼마나 깊은 이야기와 의미가 담겨 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고 경쟁이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며, 따뜻한 시선을

잃어가고 있지는 않을까요? 때로는 이해되지 않는 타인의 행동이나 나와 다른 의견에

부딪힐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쉽게 판단하거나 거리를 두려 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조금 더 이해하고 품을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셨습니다. 남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세리와 죄인들을 보며 그들의 과거가 아닌 변화될 미래를 바라보셨고, 병자들과

약자들에게는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공감하며 손을 내미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시선을 닮아가길 원합니다. 삶 속에서 마주하는 작은 일들 속에서도

따뜻한 시선을 품는 연습을 해봅시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존재에도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소중한 의미와 가치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저희는 성탄의 계절을 보내고 있고,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신 그 놀라운 사랑과 은혜를 기억하며, 나와 다른 이들, 때로는 이해되지

않는 상황들 속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품어보는 우리 슈가로프 가족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