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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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4-09-13 12:31 조회9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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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짬을 내어 필라델피아에 다녀왔습니다. 켄터키와 뉴저지에서 공부하는 동안을
제외하고 1980년부터 2002년 8월까지 살았던 곳입니다. 숱한 애환이 삶의 흔적으로
얼룩진 곳이기도 합니다. 이번 여행 길에 그 중에서 네 군데를 둘러보았습니다. 과일
벤더상을 했던 마켓 스트릿 16가, 캐쉬어로 일했던 22가 리지 에비뉴, 템플 대학교,
그리고 필라델피아 필리스 야구장이었습니다. 앞의 두 곳은 이민 초년생들이 겪는
과정이 베어 있는 곳이었다면 세 번째 장소는 하나님이 주신 호된 광야의
훈련장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장소는 이민 초창기 시절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어쩌다 두어 번 찾아 스타디움의 맨 꼭대기 섹션에 혼자 앉아 야구경기를
관람했던 곳이었습니다.
이곳들을 돌아보면서 느낀 점은 그동안 참 많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스타디움과
도서관은 없어져 그 자리에 새로운 경기장과 도서관이 들어섰고 나머지 두 곳도 세월이
흐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것이지만 목회 사역에서 은퇴를
몇 주 앞둔 저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왜냐하면 가장 많이 변한 것은 바로 저
자신이었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하나님께서 베푸신 축복이 너무도
많아 지난 날에 비해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한 저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무익하고 불충한 종을 지금까지 폐기처분하시지 않고 불쌍히 여겨 주셔서 사역의 길을
지난 48년 동안 걸어오게 하심은 전적인 주님의 은혜입니다. 좋은 교회, 좋은 성도들을
만나 한 교회에서 22년 동안 사역할 수 있었음은 암만 생각하고 또 살펴보아도 주님이
하신 일입니다. 그런 교회에 큰 폐를 끼치지 않고 바통을 후임 목사님에게 넘겨 드릴 수
있음은 무한한 영광이고 은총입니다. 저 만큼 많은 은혜를 입은 목사님들도 별로 안
계실 것입니다.
부족한 저를 믿어 주시고 세워주셨던 것처럼 이제 후임 목사님을 적극 밀어주시고
동역의 길로 힘차게 동행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하늘 아래 어느 목회자도 혼자서는
사역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부족한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 여러분들의
전폭적인 지지 때문이었듯이, 앞으로도 후임 목사님을 그렇게, 아니 저보다 더
사랑해주시고 힘이 되어 주시고 동역의 길로 동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훨씬 더 풍성한
사역의 열매가 열릴 것이고 양적으로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더 큰 부흥이 있을 것을
확신합니다.
저는 교회와 목회자의 만남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어디에도 천생연분이란 없습니다. 아무리 한 눈에 반해 결혼했다 해도 눈에 낀
콩깍지가 벗겨지는 날은 반드시 오는 법입니다. 제가 결혼 예비자 공부를 할 때마다
모든 커플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행복의 열매를 맺는 나무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대신 행복은 두 사람이 노력해서 만드는 것이라고, 노력한 만큼 더
많은 행복의 열매를 얻을 것이라고, 사랑은 서로에게 책임을 지고 헌신하는 것이라고.
목회자와 교인들의 관계도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맺어주신 만남을 서로가
서로에게 헌신하여 성숙한 관계로 이어 나가야 합니다. 서로에게 주장하는 자세로
대하지 않고, 겸손히 섬기는 종이 되어 성령의 법을 성취해야 합니다. 서로에게
인내함으로 기다려주고 사랑함으로 신뢰하고 아낌없는 격려와 칭찬으로 용기를 주어야
합니다. 기억하십시오. 1더하기 1은 2가 아니라 무한대라는 사실을. 1더하기 1에는
반드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고, 그 변수는 바로 성령님의 역사하심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2년 후 오늘, 여러분이 우리 교회를 둘러보시면서 고향을 다녀오면서
지금 제가 느꼈던 것과 똑 같은 감회를 느끼실 수 있기를 간절히 열망하고 기도합니다.
꼭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반드시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렇게 하실 수
있습니다. 주님이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