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개


Service

담임목사칼럼 교회소개담임목사칼럼

머슴 밥그릇

페이지 정보

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2-11-12 15:56 조회503회 댓글0건

본문

오늘은 오랫동안 주저하고 망설여 왔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헌금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 목사인 제가 나름대로 큰 용기를 내어 말씀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주차장 확장 공사에 따른 비용에 관한 것입니다. ‘헌금’이란 단어에 부정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계실까 봐 ‘비용’이라는 말로 돌려서 이야기하긴 했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주차장 확장 공사에 필요한 특별 헌금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부담은 되시겠지만 ‘집안 일이다’ 생각하시고 책임감과 함께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원론적인 말씀을 드리고 다음 기회에는 실제적인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헌금은 처음부터 끝까지 믿음과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인만큼, 여러분이 가진 믿음 안에서 공감되고 이해되는 것을 바탕으로 하실 일 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헌금은 강요되어서도 안되고 강요받아서도 안됩니다. 전적으로 자원해서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강요에 의한 것은 하나님과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상관이 있는 헌금은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원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드리는 헌금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 (고후 9:7) 말씀이 바로 이 점을 분명하게 가르쳐 줍니다.


고린도후서 7장에는 헌금에 관한 말씀이 폭넓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중 제일 첫번 째 다루어진 것이 “준비”된 연보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헌금자는 준비해서 드리는 사람입니다. 여기에서 제일 먼저 다루어졌을 뿐 아니라, 고후 9:1-5절 사이에 5번이나 계속해서 “준비”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이 점을 강조했습니다. 두번 째 중요한 점은 “인색함이나 억지”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7). 그대신 “모든 일에 넉넉하여 너그럽게” (11) 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의 의미는 “후하게” “넘치게”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 점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이것이 곧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 하는 말이로다” (6), “하나님이 능히 모든 은혜를 너희에게 넘치게 하시나니 이는 너희로 모든 일에 항상 모든 것이 넉넉하여 모든 착한 일에 넘치게 하게 하려 하심이라” (8), “이 봉사의 직무가 성도들의 부족한 것을 보충할 뿐 만 아니라 사람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많은 감사로 말미암아 넘쳤느니라” (12). 이런 성경의 원리에 기초하여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했으면 좋겠습니다. 


비용을 충당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모은 건축헌금과 Saving, 은행 융자, 그리고 특별 작정 헌금입니다. 그동안 모은 건축헌금으로 주차장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의 약 절 반 정도를 감당하고 나면, 나머지 절 반을 융자로 할 것인지 아니면 특별 작정 헌금으로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저의 소망은 후자입니다. 융자로 하지 않고 특별 헌금으로 충당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자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피땀 흘려 하신 헌금이 적지 않게 은행 이자로 쓰인다는 것이 많이 속상합니다. 본관과 교육관 모게이지를 그와 같은 구조 속에서 지난 15여년 동안 지불해 오면서 할 수만 있으면 일시불로 페이오프 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있어 왔는데, 주차장 확장 공사마저 융자를 받아서 한다는 게 여간 마음이 내키지 않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만큼 특별헌금을 하고 모자라는 액수만 융자를 하고자 합니다.


“십시일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원래 불가에서 사용되던 말인데 이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이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예전에는 스님들이 선방에서 지낼 때 각자가 먹을 쌀을 지고 갔고 끼니 때마다 자기가 먹을 만큼 쌀을 내 놓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객승, 그러니까 쌀을 지고 오지 않은 나그네 스님이 오면 모두 밥을 한 숟가락씩 덜어서 주었고 여기에서 십시일반 (十匙一飯), 즉 열개의 밥 숫가락으로 밥 한 그릇이 된다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남의 밥그릇에 숫가락만 올려놓는 것이 똑똑함이라고 평가받는 이 시대에 우리 교회에서는 십시일반을 넘어서 “머슴 밥그릇”처럼 수북히 쌓여지는 은총이 가득하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