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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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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1-23 21:00 조회1,8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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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는 모처럼 휴가아닌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여러 교우님들이 기도주?덕분으로 무사히 잘 다녀온 줄 믿고 감사드립니다. 남침례교 국내선교부에서 Missionary Mobilization Unit(선교사 인사부) 일하는 아내가 이번에 선교사 파송식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일을 마이아미에서 하게 되어, 운전해주는 좋은 남편 겸 마침 연휴를 맞은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보려 한 것입니다. 또 오랜만에 가족과의 시간을 갖는 것도 큰 목적이었습니다.

가는 날에는 이은성 안수집사님이 사업을 하며 주중에 머물고 계시는 Thomasville에 들러 하룻밤 신세를 졌습니다. 거의 다섯시간 가까운 거리를 매 주 오고가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님을 실제로 경험해 보면서 두 분의 교회 사랑하는 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습니다. 다음날, 평소 새벽 기도하기 위해 일어나는 시간보다 더 일찍 일어나 마이아미를 향해 내려가는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먼 길이었습니다. 조지아와 플로리다 주 경계지역에 있는 발도스타라는 곳을 지날 땐 매 주일마다 내려와 그 곳에 교회를 개척하셨던 고 문경렬 목사님이 생각났습니다. 이 먼 길을 오직 영혼구원하는 일념에 다니셨던 분이 바로 우리 교회를 개척하신 초대 목사님이셨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올랜도를 지날 즈음엔 길 가에 오랜지 농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작년 여름에 두번씩이나 지나간 허리케인탓인지 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넘어지고 꺾인 나무들을 보며 수양회때문에 가슴졸였던 기억이 생생히 되살아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새벽 4시에 일어나 출발하여 가던 길이 오후 3시정도에 끝이 났습니다. 중간에 사고난 지역을 돌아가고 마이아미에서 길을 잃은 우여곡절끝에 예정보다 늦은 시간에 도착한 것입니다. 그야말로 파김치가 따로 없었습니다.

저녁식사후 마이아미비치에 아이들을 데리고 낚시터를 찾아 나가보았지만 그곳엔 낚시할만한 장소가 없었습니다. 역시 말로만 듣던 쾌락과 향락의 도시임이 피부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기왕 좋은 아빠노릇을 할바엔 확실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다음날 플로리다의 맨 남단인 플로리다 키스(Keys)에 가서 하루종일 강태공이 되었지만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사전 지식없이 전에 위(델라웨어주)에서 하던 방법으로 하니 물고기들이 코웃음을 치는 것 같았습니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종류의 물고기들을 잡는데는 역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해야함을 새삼스럽게 경험한 하루였습니다. 목사는 낚시를 해도 언제나 목회를 생각한답니다 ㅎㅎ.

늘 그렇지만 이번 여행을 하면서 일상의 평범함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다시 절감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점을 깨닫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벗어나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이 사실은 주님이 내게 주신 분복이요 그 곳에서 우리는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데 우리는 가끔씩 짜증을 내고 불평하며 산다는 것이지요. 수 많은 사람들을 지나치면서 내게 소중하고 가깝고 어깨를 맞대어 더불어 살아가도록 보내주신 주위 분들에 대한 감사함이 새롭게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 할 내 앞에 있는 넓은 세상을 언제나 눈을 들어 바라봐야겠다는 도전을 받았습니다. 이만하면 좋은 남편, 좋은 아빠되고자 한 원래의 여행목적만이 아니라 또 다른 귀한 삶의 교훈을 얻었으니 역시 여행은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게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