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강절 네 번째 주일입니다. 대강절 또는 대림절로 번역되는 Advent라는 말이 ‘기다림’을 뜻하는 Adventus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듯이 이 기간동안 신자들은 육신으로 탄생하실(성육신, Incarnation) 주님을 기다리던 2000년 전의 상황을 기념하고 재현함으로써 우리의 마음과 삶을 경건히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기간은 오늘 우리에게 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역사를 사모하며 기다리는 계절이기도 하고 또한 세상 종말에 심판주로 오셔서 세상을 심판하시고 구원을 완성하실 주님의 재림을 대망하며 기쁨으로 준비함을 상징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성탄일은 소망과 사랑과 기쁨과 평화를 회복하시기 위해 이 땅에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께 동방박사들처럼 생신 축하파티를 열어드리며 그 아드님을 우리에게 보내시느라 희생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생일파티를 잘 치르려면 몇가지 점들이 꼭 구비되어야 합니다. 축하객이 있어야 하고 분위기가 나도록 장식도 해야하고 축하케익도 있어야 합니다. 또 생일선물도 필수이지요.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생일파티에는 주인공인 당사자가 빠지면 안됩니다. 생일을 맞은 사람이 빠진 생일파티는 상상할 수 없는 우수꽝스런 모임이 되고 말것이니까요.

그런데 이런 일이 믿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까딱 잘못하면 객들만 모여 노래하고 케익을 자르고 준비해 온 선물을 자기들끼리 나누어 갖는 “우수꽝스런” 생일파티를 우리도 치룰 수 있습니다. 생각없이 이 계절을 지내다보면 그런 실수를 범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 자리는 아무리 ‘기독교적 색채’를 띠었다거나 거창하게 준비했다 해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축하를 받아야 하실 주인공이 빠졌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2천년전에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께서 우리들 가운데 금년에도 태어나셔야 합니다. 소망과 사랑과 기쁨과 평화의 주님으로 우리의 삶을 통치하셔야 하는 것입니다. 그 분이 우리의 주인(The Master)되심을 고백하며 하루 하루의 삶의 현장에서 우리의 신실함을 보여드리고 다시 오실 그 날까지 주종의 관계와 부모자녀로서 혹은 친구로서의 교제를 성실히 지켜가기를 다짐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 우리들이 지켜야 할 성탄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성탄의 큰 소망과 사랑, 그리고 기쁨과 평화가 교우 여러분에게 충만하시길 바랍니다.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