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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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3-05-19 10:53 조회36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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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를 벗 삼아’ ‘각시와 벗하여’ 등의 뜻을 가진 순수한 우리 말입니다. 그러니까 ‘가시’는 ‘각시’를 의미하고 ‘버시‘는 ‘벗이‘를 뜻하는 말로서 ‘남편이 아내와 정답게’ 혹은 ‘부부끼리 오순 도순‘의 뜻을 가진 말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보통 금슬이 좋은 부부를 가리켜 ‘잉꼬 부부‘라고 하는데요, 새에 비유한 표현보다는 훨씬 정감이 가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친밀하고 가까운 관계는 부부 관계입니다. 일심 동체라는 말도 그렇고 부부사이에는 촌수도 없다는 사실도 이 점을 말해줍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여자가 남자의 갈비뼈로 만들어졌다고 증거합니다. 아내 없이는 남편은 영원히 불완전한 존재이고, 남편은 아내로 인해 마지막 뼈가 채워진다는 관계인데요,
어른의 몸에 있는 206개의 뼈 중에서 갈비뼈를 택하셨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동등한 존재임과 소중한 심장을 보호하는 갈비뼈인만큼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암시하시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인생의 가장 모순 중의 모순은 우리는 소중한 것을 홀대하곤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건강이 중요하다고는 말하지만 정작 건강을 돌보지 않는다던 지, 시간이 귀하다고는 하면서도 시간을 아까지 않고 의미없는 일에 사용하여 낭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가장 모순된 것은 가시버시의 은총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인데, 그 이유가 많이 있겠지만 결국 이 모든 이유들의 근본은 배우지 않고 애써 노력하지 않아서 일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소중한 것 치고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맨 손으로 이민 생활을 시작했지만 이만큼 된 것은 남모르게 피눈물나는 노력을 한 결과일 것입니다. 요즘 졸업시즌을 맞아 우리 교회의 가정에도 졸업의 기쁨이 가득한데요, 어느 한 사람도 저절로 졸업장을 받는 사람은 없습니다. 절대로 저절로 얻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형설의 공’을 들여 이루었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반딧불과 눈으로 글을 읽은 공’이라는 뜻으로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는다는 뜻으로 많은 역경 가운데에서 배우고자 한 공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졸업장이나 한 과정의 학위를 따는 일에도 이러저러한 공을 들여야 한다면, ‘인륜지대사’라고 하면서 부모를 통해 태어나는 것이 ‘천륜’이라면 부부 되어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게 하는 결혼을 ‘인륜이라고 할 만큼 소중하디 소중한 부부됨에 대해서 대부분의 부부들은 준비도, 공부도, 노력도 없이, 사랑이라는 맹랑한 통행표를 들이밀며 이 길을 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은 대부분 ‘콩깍지’ 이거나 아무 근거 없는 ‘천생연분 ’이라는 허무맹랑한 허상에 불과하고요. 행복이나 사랑은 에덴동산에서 따 오는 것이 아닙니다. 사과나무 밑에서 운 좋게 받아내는 것도 아닙니다. 아니 어딘 가에 있는 행복나무를 찾아서 바구니에 담아오 것도 아닙니다. 오이 씨를 심고 자란 싹을 밭에 모종하며, 온갖 정성을 다해 길러서 열매를 따내듯, 그렇게 부부간의 사랑과 가정의 행복의 열매를 결실하는 것입니다. 심지 않고 가꾸지 않았는데 열매가 맺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오이 농사를 해보니까 몇 가지 귀한 삶의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좋은 씨앗을 조그마한 판에 심고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두어야 합니다. 충분히 물을 주어야 하고요. 가운데 손가락만큼 자라면 밭에 옮겨 심어야 하는데, 이 때 넓고 깊고 부드러운 구덩이에 생선이나 퇴비를 넣어주는 것은 훗날을 위해 투자하는 것 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꼴을 매주어야 하고 물은 하루에 한 번 꼴로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흰가루 병이나 노균병을 예방하고 치료해주어야 합니다. 필요에 따라 영양분도 주어야 하고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부간의 돈독한 사랑의 관계, 그리고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가정의 행복을 위해 오이농사에 쏟는 공만 들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하는 생각을요. 슈가로프 모든 가정마다 가시버시가 회복되는 사랑과 행복이 넘쳐나길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