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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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 작성일17-05-07 13:47 조회2,02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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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기도에 힘입어 일주일간의 고국 방문 일정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저의 빈 자리를 메꾸어 주신 모든 교역자 여러분들과 교우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저의 고국 방문의 목적은 37년만에 모교 신학교를 방문하여 후배들에게 특강을 하고 채플에서 설교하는 일이었습니다. 격세지감이라는 말처럼 너무나도 많이 바뀌어버린 모교의 모습에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이은상이 노랫말을 짓고 홍난파가 곡을 붙인 “옛동산에 올라”에 “내 놀던 옛동산에 오늘 와 다시 서니 산천의구란 말 옛 시인의 허사로고”라는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저는 이번 방문을 통해서 우리 민족과 한국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보고 느끼기를 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로 하여금 보기를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원했습니다. 그리고 제 아내와 저의 눈에 보인 것은 민족의 아픔이었습니다. 분단국가가 겪을 수 밖에 없는 치명적인 상처, 즉 이념전쟁으로 인한 아물지 않는 아픔이 사회 전반에서 느껴졌습니다. 세월호 사건에서도 그렇고 대통령 후보들의 선거운동에서도 분단의 아픔이 전해져 왔습니다. 그리고 아물지 않은 상처로 인해 누군가를 혐오하고 불신하고, 그래서 움츠려드는 배타심, 즉 이기심으로 팽배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 선거를 앞둔 한국의 분위기는 이곳에서 생각하고 걱정하던 것과는 사뭇 거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당장 전쟁이 날 것 같은 위기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징검다리” 공휴일 (5월 1일-노동절; 5월 3일-석가탄신일; 5월 5일-어린이날; 5월 9일-대통령선거일)을 맞아 약 2백여만명이 해외여행을 계획할 만큼 활발해 보였습니다. 저희가 돌아오는 5월 3일의 인천공항도 그렇게 해외여행객들로 가득했습니다.
저는 이번 방문을 통해서 고난받는 우리 민족의 역사 가운데 계시고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진실이 왜곡되는 현실과 미디어의 현주소를 보면서 예수님께 “진리가 무엇이냐” 고 질문했던 빌라도의 고뇌를 생각해보게 되고, 정녕 이 땅에서의 진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 뿐이심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실한 제자들의 모습을 이곳 저곳에서 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와 함께 신앙생활했던 한 분은 대학강단에서 후학들을 양육할뿐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주택을 만들어 주기 위해 기차 역 옆의 짜투리 땅에 집을 짓는 구상을 발표하여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고, 징검다리 공휴일을 앞두고도 새벽부터 열심히 일하고 교회를 섬기는 분들이 방문한 교회에 가득한 것을 보았습니다. 또 우리 교인의 남편되시는 분은 출소한 청소년들을 훈육하는 일을 하면서 자식처럼 돌보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생활이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찬양 사역자로서 끝까지 주의 길을 가려고 발버둥치는 제자도 보았고, 침례교회가 “안 되는” 지역에서 낙심하지 않고 열심히 복음을 전하는 일산의 한 교회 목사님을 보면서 큰 도전을 받기도 했습니다. 몸이 망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주님이 주신 비전 붙들고 사역하는 목회자, 그리고 80이 훌쩍 넘은 연세이신데도 넘쳐나는 열정으로 세계를 누비며 사역하시는 어느 목사님의 모습과 그를 도와 동역하는 수많은 작은 거인들을 보았습니다. 특히 서울에서 고동훈 교수님 부부를 만나 안부를 확인할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염려하시는 여러분들에게 안부인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내일 모레면 한국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합니다. 지난번 미국 대선 때와 비슷하게 누구를 찍을 것인가에 대해 똑같은 고민을 많은 사람들이 하는듯 했습니다. 이제 이틀이 지나면 결과는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그리고 기도해야 할 점은 그 다음부터입니다. 누가 당선이 되건 새 지도자는 불신과 미움으로 가득찬 사회를 품고, 치유하시기를 원하시는 우리 주 예수님의 도구로 국정을 운영하도록 우리는 기도하여야 합니다. 나라가 나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기보다 내가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백성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심겨진 이 곳에 뿌리를 굳게 내리고 풍성한 과실을 맺는 삶을 살아서 성도의 임무를 다 하기를 기도하고 힘써야 할 것입니다.
기도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