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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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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 작성일17-01-22 13:44 조회2,2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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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는 일어나서

       ‘에펠탑 효과’ 또는 ‘단순 노출의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습니다. 자주 봄으로써 호감도가 늘어나는 원리를 설명하는 표현입니다. 프랑스 정부가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 에펠탑이었는데 처음에는 시민들의 거센 반발과 외면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유는 철골 조형물로 된 에펠탑이 자신들의 문화 코드에 어울리지 않을뿐 아니라 수준에 못미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파리 시민들이 매일 같이 보다 보니 정이 들게 되었고 이제는 파리의 대표적 관광 상품 1위가 되었고, 에펠탑 하면 프랑스가 떠오를 만큼 서로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는데, 이런 ‘에펠탑 효과’의 원리가 사람들의 관계에서도 동일하게 작용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말에 ‘먹는데서 인심나고 같이 밥 먹다가 정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거의 대부분 함께 밥을 먹는다던지, 사람 사이에 좀더 좋은 관계의 변화를 원할 때 의례이 ‘언제 밥이라도 함께 먹자’고 말 할 만큼 같이 식사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끼니때가 돼서 같은 식탁에 동석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초대 예루살렘 교회의 성도들이 믿음생활하는 모습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행 2:46) 입니다. “떡을 떼며…음식을 먹고”라는 말씀은 성찬식이 있는 식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니면 “떡을 떼고”를 성찬식 파트로, “음식을 먹고”를 일반 식사 파트로 나누어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어차피 그때는 약식 성찬식이 아니라 기존 식사의 일부로 행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는 그동안 참으로 아름다운 친교의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막 부임했을 때는 박인순 권사님이 매 주일 준비해 주신 음식을 나누며 온 교인들이 친교를 했습니다. 그 때 먹었던 동태조림과 숙주나물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고 그 당시 출석했던 유학생들에게는 거의 전설처럼 남아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내려오는 아름다운 전통은 교회 규모가 10배 가깝게 불어나는 동안에도 지켜져 오고 있음이 너무 감사합니다. 건축하는 동안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예배할 때는 밥통을 싸가지고 다니면서 친교를 했고 그때도 지금못지 않게 은혜충만한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상황이 변해감에 따른 어려운 점들이 늘 있었지만 모두가 한 마음으로 고민하고 노력하여 헤쳐나왔음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우리는 이 일을 하나의 ‘사역’으로 여기고 잘 해낼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여러분도 기억하시듯이 이전에 2불 (선교비로 1불, 재료비로 1불 충당)씩 “헌금”하고 먹던 점심을 2016년 말부터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개월 정도를 그 시스템으로 해보니 좋은 점이 많아 감사하면서도 지금보다는 좀 더 많은 자원봉사자의 필요를 절감하게 됩니다. 자원봉사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한가지는 음식만드는 음식준비팀입니다. 현재로 4팀이 한달에 한번 꼴로 같은 메뉴를 가지고 섬기고 계시는데, 백짓장도 맞들면 가볍다는 격언처럼 짐을 나누어지려는 취지에서 음식준비팀을 4개 더 만들어 총 8팀을 구성하려고 합니다. 안수집사님 그룹에서 2팀를 만들어주시기로 했는데 역시 섬김의 본을 보여주시는 우리 교회 안수집사님들 다운 결정입니다. 여러분이 2~3명이 한 팀이 되시면 조금도 어렵지 않게 섬기실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자원봉사의 방법은 물질로 참여하시는 것입니다. 이전과는 달리 한 주의 전체 친교비용이 아니라 여러분의 형편이 되는대로 친교헌금을 해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이름으로 그 주일 점심친교가 이루어집니다. 물론 메뉴는 각 팀이 정한대로 동질의 퀄리티 음식이 나옵니다. 혹시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교회 재정에서 충당합니다. 가끔 경조사나 기념일을 맞아 정해진 메뉴가 아닌 특별음식을 할 경우에는 그 주에는 “특별 준비팀”이 맡아서 하게 되고 소정의 인건비가 추가됩니다. 일의 분량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곧 메뉴선정을 위한 설문조사를 하려고 합니다. 전교인에게 할지 아니면 우리 자녀들에게만 할 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어른들 위주의 식단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정하려는 취지입니다. 아울러 부탁드릴 말씀은 늦게 온 중고등부 학생들이 음식이 동이 나는 바람에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는 모자라지 않게 준비하고 배식도 매 주 동일한 양으로 하는 등, 운영의 묘를 살려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주일 친교 점심은 단순히 점심 한끼를 때우는 식사가 아닙니다. 기존의 교인들 간에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형제 자매 우애가 깊어지는 시간이요 새교우들이 조금은 더 편안하고 즐겁게 우리 교회에 정착해가시는 시간이며 모든 교우들이 서로를 섬기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이 지옥에 가서 식사하는 모습을 보니까 긴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음식을 떠서 자신만 먹으려고 하니까 전혀 숟가락과 젓가락이 입에 닿지를 않아 모두가 먹지 못하고 굶주리고 있더랍니다. 그런데 천국에 가서 보니까 긴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서로 서로에게 먹여주면서 맛있게 음식을 먹더랍니다. 우리 교회 점심 친교는 천국 생활의 예행 연습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같이 해보시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