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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차 재난 구호 (Disaster Relief) Harve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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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 작성일17-09-24 19:01 조회2,2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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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교우 여러분의 기도에 힘 입어 휴스톤에 잘 다녀왔습니다.  하루 늦게 도착한 저는 화요일 봉사 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팀원들의 얼굴을 보면서 앞으로의 나머지 2일 간의 일정이 "장난"이 아닐 것을 예감했습니다.

얼굴이 벌겋게 익어 있었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기 때문입니다.  하이티와 탄자니아 해외 선교 뿐만 아니라 중고등부에서 매 해 참석하는 월드 체인저스를 모두 경험 한 분들에 의하면 이번 사역이 그것들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웠던 것은 우리 팀을 이끌었던 Ron 이라는 팀장의 이야기였습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어마어마한 장비를 가지고 참석한 배테랑급 자원 봉사자인데, 둘째 날 (화요일)저녁식사를 마치고 가진 나눔의 시간에 이 분이 우리 팀에 대해 거기 있던 모든 분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 였습니다.  자기가 재난 구호에 많이 참석해 보았지만 우리 교회 팀과 같은 사람들은 본 적이 없다면서, 어찌나 일을 빨리, 손발을 척척 맞추어 잘 하는지 자기가 따라갈 수가 없다며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거 였습니다.  자기의 경험에 의하면, 일을 잘하면 손발이 맞지 않고, 손발이 잘 맞으면 일을 잘 하지 못하는데, 우리 교회 팀은 이 두 개를 다 잘 한다면서 우리 팀과 함께 일 하게 된 것이 자기에게는 영광이고 복이라고 말 할 때, 너무 기뻤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셋째 날 (수요일) 찾아 간 지역은 그야말로 "수마"가 할퀴고 지나 간 곳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집 껍대기만 남고 집안에 있던 모든 물건들은 집 앞에 쓰레기가 되어 쌓여 있었습니다.  새벽 1시에 몸만 빠져 나와야 했던 급박한 상황에서 아무 것도 가지고 나오지 못하고 모든 물건을 고스란히 남겨 둔 채 피신해야 했다는 말을 들으며 노아 홍수 때를 떠 올리면서, 예수님 재림 하실 때는 어떠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참담한 모습을 보면서 충격을 받은 몇몇 팀원들이 이번에 집에 돌아가면 꼭 필요한 것 외에는 다 기부를 하던지 정리를 해야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산더미 같은 쓰레기들을 보면서 우리가 이 땅을 떠날 때 그렇게 짐만 남겨 두어 남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싶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일년이 지나도 입지 않는 옷이라면 평생 입지 않을 확률이 높은데 그런 것들을 끌어 안고 있어봐야 짐만 될 게 뻔하다는 이야기를 서로 나누었습니다.


모처럼 한국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한 후 숙소에 돌아온 우리 일행은 찬양으로 수요예배를 드렸습니다.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찬양으로 뜨거워진 영혼은 기쁨 충만 했습니다.  두 세 곡으로 끝날줄 알았던 찬양이 거의 1시간 가깝게 계속 되었는데 아마 "통금 시간" (취침을 위해 조용히 해야 하는 시간)이 없었다면 더 오래 했을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우리의 찬양을 듣고 미국 분들이 우리 방에 하나 둘 모여 들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남자들 숙소에 미국 여자 분들이 애원 하다시피 하며 오셔서 비디오로 촬영도 하고 함께 찬양도 하며 은혜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는 자기들 페이스북에 올려도 되느냐, 재난 구호 홈페이지에 올려도 되느냐며 이튿날 아침 경건회 시간에 특별찬양을 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튿날 우리가 부른 "내 평생에 가는 가는 길 순탄하여" 찬양을 듣고 성령님께서 참석한 모든 분들의 마음을 어루만지시고 새 힘을 부어 주셨습니다.  어느 노인 한 분은 찬양을 듣는 동안 울었다면서 감사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이렇게도 사용하시려고 우리를 보내셨구나 생각하니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번에 와서 보니 자원봉사로 오신 분들이 대부분 은퇴한 분들이셨습니다.  80이 넘으신 분이 미시건 주에서 운전해서 오기도 하셨고 교회의 팀이 되어 오기도 하셨는데 그분들이 참 부럽고 존경스럽게 여겨졌습니다.  함께 간 팀원 중 70이 넘으신 한 분으로 부터 '대접받으며 노인 행세할 생각만하는 우리들에 비해 너무 다른 그분들의 모습을 보며 너무 큰 충격을 받으셨다'는 말씀을 들으며, 우리 교회에도 이런 성숙한 영적 문화가 하루 속히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해 보았습니다.  이번에 조직되는 소망회가 앞으로 해야 할 중요한 사역을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과 지역사회를 섬기는 것으로 해야겠다는 강한 도전을 받기도 했습니다.  굳이 재난 구호와 같은 힘든 일이 아니어도, 또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참에 '재난 구호팀'을 새로 만들려고 합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많이 참여해 주십시오.


이번 재난 구호에 참석하고 받은 도전, 은혜, 그리고 느낌은 역시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복이 있다는 것, 이 땅에서 아둥 바둥 붙들고 쌓아두는 것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진다는 것, 영원을 위해 쓰는 것만 남는다는 것 등등 이었습니다.  기도와 헌금으로 동참해 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