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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지기를 자율적으로 선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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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4-08-09 14:15 조회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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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quo(스테이투스 쿠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라틴어로서 ‘현재의 있는

현상 또는 모습’이라는 의미를 가졌는데 보통 ‘현상유지’를 뜻하는 말로 사용됩니다.

특별히 이 말은 현상유지에만 급급하여 매사에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꼬집을 때 사용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마치 베드로가 변화산에서 예수님께

“여기가 좋사오니…” 라고 말할 때 가졌던 마음과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Status quo ante (스테이투스 쿠오 안테) 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것은 현재의 있는

상태가 아니라 과거의 한 상태 (the state of things as it was before)를 의미합니다.

이런 경우는 미래를 바라보는 것은 고사하고 현재의 현상에 대해서도 만족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옛날만을 동경하는 자세를 설명해주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과거 집착형

인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커피 ‘라떼’를 빗대어 “나 때는 말이야…”의 사고를 가진

유형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한 것은 우리가 미국에 와서 살기로 작정했을 땐 이렇게 과거나

현재의 삶보다는 장래의 보다 나은 삶을 꿈꾸는 미래지향적 동기가 지배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와서 살다 보면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과거지향적으로

변해간다고 하는 것입니다. 현상유지만이라도 바라는 건 그나마 나은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6년에 예배 처소를 이전하기로 결정하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2006년 마지막

주일인 12월 31일에 터커에서 지금 이곳으로 이사하고자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status quo 나 status quo ante를 경계하고 믿음 안에서 우리를 향한 주님의 새로운

꿈을 발견하고 그 부르심에 부합된 교회가 되고자 하는 소원이 우리에게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현상유지만을 원했다면 그냥 그 자리에서 지냈어도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해 보이고 편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생각에 편하고 안전한 방법이었지 주님께는 한 달란트를 맡은 종 같은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것은 믿음과 부르심에 순종하는 신앙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교회의 사명인 영혼구원하는 일과 직결되는 문제였다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같은

노력으로 더 많은 영혼을 주님께 인도하는 일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나

개인의 생각이나 바램보다는 우리 교회를 세우시고 아직까지 남겨두시고 사용하기

원하시는 주님의 입장에서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지금도 조금도

다르지 않게 우리 앞에 놓여있는 사명이라고 믿습니다.


목회자가 교체되는 것도 결국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하고, 계속해서 계발하고

또 지속해야 할 사역도 이런 맥락에서 조명되어야 합니다. Status quo(스테이투스

쿠오)도 안 되고, Status quo ante (스테이투스 쿠오 안테)는 더더구나 안 될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율적 불편함, 즉 불편함을 선택해야 합니다. Comfort Zone

(안정권)을 부정하고 아브라함처럼, 아니 예수님처럼 낮은 자리, 안정되지 않은 곳을

향해 순종의 길을 걸어가는 순례자가 되어야 합니다. 개인의 삶에서도 그렇고 가정사도

마찬가지이지만 교회적으로도 안주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계하고 확인하면서 옳바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약 20여년 전에 시작되었던 자율적 불편함을 향한 발걸음이 지난 22년동안 지속되어

왔음은 전적으로 주님의 은혜입니다. 이제 또 우리 교회가 다시 떠나는 이 순례길을

가는 동안 주님의 은혜가 샘물처럼 솟아나고 장대비처럼 내리기를 갈망합니다. 이

즈음에 오랜 숙원이었던 주차장 확보를 위한 땅 구입이 현실화된 것이 너무 감사하고

황홀할 만큼 기쁩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이번 달 21일에 클로징을 할 것입니다.

할렐루야! 구체적인 내력은 다음에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지금은 클로징이 계획대로

이루어지고, 주차장 건설을 위한 제반 절차가 은혜롭게 진행되도록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재 되어가는 여러가지 일들을 보며 참 희한하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오늘은 자세하게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조심스럽게 한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

주님께서 뭔가 우리 교회를 위해 손을 쓰시고 일을 시작하셨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 저나 여러분 모두의 간절한 바램이기도 하지요. 저는 예배처소 이전에

대한 우리의 마음이나 노력이 주님보다 결코 앞서지 않기를 열망합니다. 그 분의

뜻대로, 그 분의 타이밍에, 그 분의 방법과 능력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일이

이루어지기만 바랍니다. 20여년전에 이 장소를 기적같이 허락하셨듯이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는 새로운 꿈과 역사가 또한 주님으로부터 이루어지기를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