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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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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19-06-15 10:56 조회2,2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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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앙 실천의 핵심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조금도 망설임없이 섬김을 꼽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강령인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에서 섬김이 없는 사랑은 말 장난에 불과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당신이 이 땅에 오신 이유가 섬김을 받기 위함이 아니요 섬기기 위함이라고 말씀하셨을뿐만 아니라 자신을 부인하시고 십자가를 지심으로 섬김의 실천을 보여주셨습니다.

 

섬김을 실천하는 분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몇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말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뜻도 되지만, 아예 언변이 없다는 뜻입니다.  맞습니다.  그들은 “말 주변머리”가 없습니다.  사용하는 단어도 투박하고  그나마 표현하는 방법도 촌스럽습니다.  논리가 정연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뭔가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권위가 느껴집니다.  진실하기 때문에, 그리고 언행이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절대로 자기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섬기는 분들은 거의 언제나 숨어서 일하십니다.  물론 일의 성격상 앞에 나서야만 하는 케이스도 있지만, 앞에 나서는 그분들의 모습 어디에서도 자신을 드러내려는 의도는 눈을 씻고 봐도 없습니다.  지난 주 우리 곁을 떠나 아버지의 품에 안기신 고 박인순 권사님도 그런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 알라바마 버밍햄에서 열린 교단 총회에서 섬김을 실천하신 많은 분들도 그런 분들이십니다.  

 

모르긴 몰라도 3시간이 넘는 거리에 음식재료와 식당장비를 가지고 가서 700인분 음식을 만들어 섬긴 예는 교단 역사상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일어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촌음을 다투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어느 한 분 얼굴 한번 붉히거나 목소리가 올라가지 않고 시종 잔치집 분위기 속에서 섬김을 실천하셨습니다.  남자 교역자들은 셔틀버스 운행과 여자 교역자들은 등록 위원으로, 그리고 청년들은 영유아부부터 청소년부의 교사와 봉사자로 열심히 봉사하셨습니다.  

 

먼길 마다하지 않고 하루 사이에 왕복 6시간이상을 운전하면서 저녁식사 테이블 세팅을 꼼꼼히 챙겨주신 장로님들과 거기에서도 여전히 부억 쓰레기를 비우느라 땀을 뻘뻘 흘리신 집사님, 등등, 주님 나라를 위해 말 없이 그리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섬겨주신 모든 분들께 이 지면을 통해서나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총회에 오신 수많은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이 슈가로프교회가 없었으면 총회가 이루어지지 못했을 거라고 격려해주실만큼, 구석구석에서 섬김을 실천하셨습니다. 

 

섬김을 실천하는 분들은 또한 사람들이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상관없이 봉사를 합니다.  설령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그런 것 때문에 섬김에 영향을 받지도 않습니다.  섬김의 댓가를 요구하거나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내가 교회에서 이만큼 봉사했는데...” 하면서 헤게모니나 기득권이나 권리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 행위 자체가 주님께 드리는 예배이며 하늘의 상급이 많은 섬김이라고 믿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서 이번 한 주간은 남침례교단의 여름 단기선교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월드 체인저스 (World Changers) 팀이 푸에르토리코에 가서 섬김을 실천하게 됩니다.  고등학생 10명과 인솔자 5명, 총 15명이 작년 허리케인 ‘얼마’로 큰 타격을 입은 그곳에 연이어 두 번째로 찾아 갑니다.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들의 섬김을 통해 그리스도의 향기가 그 땅에 강하게 풍겨지고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잘 자라 열매 맺을 수 있기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참석하는 청소년들이 섬김을 실천하면서 기쁨과 보람을 느낄뿐만 아니라, 섬기는 리더로 평생 쓰임받는 복이 넘치게 임하기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섬길 수 있음은 은총이요 축복입니다.  그리고 제 삶의 모토와도 같은 말입니다만, ‘메뚜기도 한 철’이듯이, 섬김의 기회가 항상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낡아 녹슬어 못쓰게 되는 것보다는 닳아서 쓸 수 없게 되는 것이 주님 앞에서 천번 만번 복되고 낫습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