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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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19-02-09 18:22 조회2,52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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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 그림에 대한 일화는 이 그림의 유명세만큼이나 많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일화들이 얼마나 사실인지는 어느 누구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각자에게 다가오는 좋은 교훈 차원에서 도움을 받는다면 족할 것입니다. 그 중 한 가지 이야기를 소개해드립니다.
수년에 걸친 노력 끝에 드디어 ‘최후의 만찬’ 작품을 완성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지인들을 초청하고 최초로 공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역사적인 순간에 거기에 모인 사람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고, 그 중의 한 사람의 한 말이 다빈치의 머리를 망치로 치는 듯 했습니다. “정말 대단한 작품입니다. 예수님의 손에 들린 저 광채 나는 유리잔을 보십시오!”
더 놀라운 일이 그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다빈치가 붓을 들어 유리잔 부분을 뭉개 버린 것입니다. 이 돌발적인 상황에서 깜짝 놀란 사람들에게 다빈치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실패작입니다. 여러분의 시선이 예수님의 얼굴에 집중되기를 원했는데 유리잔에 모아졌다면 그것은 제 의도대로 그려지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는 위와 같은 상황을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말로 설명합니다. 본질적인 부분이 비본질이 되고 비본질적인 부분이 본질로 둔갑될 때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우리의 믿음생활에 시도때도 없이 일어납니다. 냉정하게 살펴보지 않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헛수고를 하는 낭패를 맛보기도 합니다.
특히 신앙생활에서 우리는 이런 일들을 쉽게 경험합니다. 믿음이라는 것이 사실 행동이고 삶 그 자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워낙 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것으로 취급해 버려서인지, 머리로 믿는 것과 머리를 제외한 온 몸으로 믿는 것이 별개인 것처럼 이해하는 가운데 주객이 뒤바뀐채 방치되어도 감지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코이노니아’ 입니다. 헬라어 성경에 나오는 이 단어를 우리는 ‘교제’ 또는 ‘fellowship’ (행 2:42)으로 이해합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이것을 ‘친교’라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사도행전 2:46에 보면 초대 예루살렘 교회 성도들은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으면서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그들의 친교에는 기쁨이 있었고 “순전한 마음”이 있었는데 순전한 마음이란 ‘한 마음’입니다. 굳이 다빈치의 일화를 들어 설명해드리자면 그들은 같은 마음으로 예수님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었지 유리잔에 초점을 맞춘것이 아니었다는 의미입니다.
주일 점심 친교에는 한끼 점심 식사를 때운다는 것보다는 상상할 수 없을만큼의 대단한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것은 예배의 연장이며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주의 만찬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지체들이라면 그런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예배와 주의 만찬으로서의 점심 친교로 이해하는 것은 성경 해석학 면에서나 신약 신학 면에서 틀린 말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친교를 돌아보면서 재 평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배 같은 친교인지 그리고 친교같은 예배인지, 우리의 친교와 예배를 동시에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친교 테이블이 하나의 예배 자리인지, 주님의 임재가 계시는 테이블인지, 기쁨이 있고 한 마음이 있는 예배의 행위로서의 식사 자리인지 오늘 냉정하게 점검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행2:46)의 말씀은 음식 준비에 부터 적용해야 합니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비용과 정성을 쏟는 일에 친교하는 모든 성도들이 한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교제가 이루어 지고 참된 기쁨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을 서빙하는 것이나 설걷이하고 청소하는 마무리 일까지 “순전한 마음” (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그것이 예배이고 주의 만찬이고 그것이 교회됨의 의미입니다.
한 주에 $300 정도면 “집 밥”으로 500명 이상이 친교를 나눌 수 있습니다. 한 가정이 해도 되고 몇 가정이 나누어서 함께 해도 됩니다. 친교비에 참여하지 못하는 분들은 발품을 파심으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3-5명이 힘을 모으면 어렵거나 힘들지 않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정해진 국 메뉴에 따라 재료만 손질해서 끓이면 됩니다. 이번 주에는 세 목사들이 무우를 짜르고 고기를 썰어서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사모들의 역할이 컸지만.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으며 교제하기 위해 여러분들이 협조해주셔야 할 일이 또 하나 있습니다. 목장별로 앉으신 테이블에 ‘갈 곳 없는 분들’을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는 아직도 등록은 하셨지만 목장에 속하지 못한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여러분이 먼저 손 내밀어 초대하지 않으시면 그분들이 먼저 찾아가서 여러분이 앉으신 곳에 앉으실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용기내어 찾아간 그 분들이 누군가로부터 ‘여기 우리 목장 자리인데요’ 라는 말을 듣는 일이 발생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주객이 전도되어도 너무도 많이 전도된 것일 겁니다. 그것은 예수님도 상처받으실 기가 찰 ‘시츄에이션’입니다. 그런 많은 전도는 영혼구원할 때나 사용되는 말이 되는 우리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예배에 힘쓰고 영혼 구원에 전념하고 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으며 교제하는 우리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주님의 자비하심이 우리 교회에 넘치게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