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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린 잔디가 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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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1-23 20:27 조회2,0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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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교회 주차장으로 들어올 때면 뭔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어딘가 휑하니 뚫려서 허전한 감을 감출 수 없었을 겁니다. 그건 다름 아니라 이웃집에서 뒤뜰에 있는 커다란 나무를 베어냈기 때문입니다. 풀장에 낙엽이 너무 많이 떨어진다는게 그 나무를 잘라내는 유일한 이유라고 했습니다. 그 나무를 베어내면 우리 교회 쪽에서는 주위 경관이 망가지니까 속은 좀 상하는 일이었지만 그 분들의 소유이니 뭐라고 할일이 못되었습니다. 일을 시작하기로 한 날짜가 훨씬 지난 후에야 나무를 자른다는 연락이 왔고 잠시 후 와 보니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말 그대로 나무 밑둥을 찍어서 교회 운동장에 그냥 쓰러뜨린 것이었습니다. 위에서부터 잘라 낸 다음 그 자리에서 기계에 넣어 깨끗이 처리하기로 했는데 그냥 엉망이 되고 만 셈입니다. 하지만 이미 일은 벌어지고 난 후였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이 하루가 지나고 이틀 삼일이 지나도 쓰러뜨린 나무를 처리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운동장에서 매 주일 오후면 운동을 하던 젊은 형제들이 불편해 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가서 거의 두 주가 지난 다음에야 집 주인이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집안에 급한 일이 있어 출타 했었다는 변명과 함께 말입니다. 그러면서 불이나케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워낙 덩치가 큰 나무인지라 제 눈에 보기에는 며칠이 지나도록 별로 달라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또 지난 후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운동장의 모습이 영 말이 아니었습니다. 나무가 쓰러져 있던 그 자리의 잔디가 죽어버린 것입니다. 그러니까 햇볕을 받지 못한 잔디들이 숨을 쉬지 못하고 뜻하지 않게 비명 횡사해버린 것이었습니다. 그 옆의 잔디들은 두 주일 동안 젊은이들의 운동화에 무침히 짓밟혔음에도 파랗게 잘 자라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목사는 이런 것을 보면서도 은혜를 받습니다. "아, 잡초나 다를 바 없는 저 잔디, 그래서 생명력이 끈질기다는 저 풀도 햇빛을 받지 못하니까 맥을 못 추고 죽고 마는 구나. 그런데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우리 인간들은 하나님의 빛을 두 주 아니라 2년, 20년을 받지 않고 살면서도 건강한 인생을 살기를 기대하지 않는가?"
우리의 영혼이 건강하기를 원한다면 매일 하나님의 은혜의 빛을 받아야 합니다. 단비처럼 임하시며 또 햇빛으로 임하시는 성령님의 은혜 앞에 적나라하게 노출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호흡하며 자라가는 것입니다. 나무가 잘려지며 경관이 손상을 입고 잔디가 죽는 손해는 났지만 귀한 깨우침을 얻었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6/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