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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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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배부 작성일07-01-23 05:07 조회2,5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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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조국이 처한 상황을 보면 참담함 그 자체입니다.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심지어는 종교계에서마저도 더 이상 상식이 통하지 않고 진실이 거짓에게 조롱 받고 뺨을 얻어맞는 현실임을 봅니다. 사람사이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의리가 땅에 떨어져 짓밟힌 지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에서 조폭(조직폭력배)을 소재로 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이유는 그들 세계에서 생명처럼 지켜지는 의리에 대해 동경하기 때문이라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업친데 겹친격으로 요즘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소식을 듣습니다. 남한이 온통 물난리로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크게 작게 겪었던 수재피해액이 통 털어서 1조원정도이었는데, 이번 단 한번의 수재로 입은 피해액이 자그마치 4조원이 넘는다니 가히 상상이 안되는 상황이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더 가슴아픈 것은 정권말기 특유의 지도력 부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가진 사명 가운데 중요한 일 중 하나는 불우한 이웃을 향해 손을 뻗쳐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친동생 야고보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더웁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약 2:15-17).

비록 적은 액수가 된다 할지라도 십시일반 힘을 모아 아틀란타 교회 협의회를 통해 본국의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우리의 적은 사랑을 전달하려합니다. 수재민을 위한 성금은 다음 주일에 마감합니다. 많이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피해지역의 어느 한 주민이 한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물은 많은데 마실 물은 없어요." 참 아이러니컬한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온 사방이 물로 가득하다못해 물 때문에 죽을 지경인데 정작 마실 물은 단 한 모금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사람이 많다고 사랑을 베푸는 손길도 많은 것은 아닌 것과 흡사합니다. 들리는 소리는 많은데 진정 나에게 생명을 주는 소리는 많지 않고 말씀은 많은데 한 갓 소음에 불과한 경우와 같다고 할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말씀 공해 속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 정선된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물은 많은데 마실 물은 없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09/15/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