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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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 작성일14-05-24 13:14 조회1,67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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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제 앞에 현실로 일어나려고 합니다. 언젠가 일어나리라고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 가능하리라고는 추측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북한 평양에 가게 된 것입니다. 오늘 저녁에 출발하여 다음 주일 (5월 25일) 저녁에 돌아오게 됩니다.
많이 망설였습니다. 비록 우리 교회에서 품고 기도하며 후원하는 네 곳의 초원 (탄자니아, 아이티, 중국, 북한) 중의 한 곳이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번째는 비용 문제입니다. 오고 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그 비용을 차라리 선교비로 지불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마지막까지 저로 하여금 주저하게 했습니다. 사실 그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두번째로는 사역 문제입니다. 5일간 머물면서 과연 북한 선교사역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고 어떤 영향을 받고 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기로 최종적인 결단을 내린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이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뜻하신 바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평양과기대의 부총장이신 고동훈님께서 우리가 후원하는 일로 인해 (북한 초원에서) 제 1회 졸업식에 여러분을 대신하여 제가 초청을 받은 것인데,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역사가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하나님께서 이번 일로 어떤 역사를 이루기 원하실지 알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한국방문길에 느꼈던 강한 인상은, 한국사회가 통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에는 막연한 일로 여겼는데 지금은 당면한 과제로, 그리고 발등에 떨어진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통일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섬기시는 극동방송국 이사장이신 김장환 목사님의 모습을 보고 저희도 통일에 대한 열정을 마음에 새롭게 새기고 왔습니다만,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하나님께서 이번 방문을 통해 저로 하여금 무엇인가 보고 느끼고 또 도전받기를 원하시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부담이 갈 결정을 하게 했습니다.
둘째는,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저를 대신해 적극적으로 권면하고 물질로 후원해 주시는 여러 교우님들의 정성을 뿌리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름이면 늘 하던 대로 아이티 단기선교 (금년에는 6월과 8월에 2차에 걸쳐서)를 하게 되고, 특별히 금년에는 탄자니아의 권용구 선교사님가족이 미국을 방문하는 길에 우리 교회에도 6월 중에 오실텐데 그 일도 준비해야 하고, 교회가 여러면에 걸쳐 신경 써야 할 점들이 많은 싯점이어서 북한에 다녀오는 일이 심적으로 부담이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몇몇 분들의 섬김으로 교회의 부담을 최소한도로 줄일 수 있게 되어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셋째는, 저의 작은 희망사항이지만 우리 교회 모든 성도님들을 대신하여 그곳에 가서 그곳에서 수고하시는 분들을 위로하고 격려해드림으로써 그분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어드릴 수 있다면 이번 방문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우리에게 땅끝과도 같은 그 땅을 밟고 가슴에 품으며 살펴보는 것만도 우리 교회가 앞으로 그 땅을 위해 해야 할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기회가 되지않을까, 그리고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하나님과 동역하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다른 것 보지 않고 목회에만 전념해 왔습니다. 그것밖에 모르는 저를 주님께서는 어쩌자고 다른 목사님들이 쉽게 가지 못하는 곳에 보내시는지 영문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일년 동안 순종했듯이 이번에도 또 복종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평양을 방문하는 동안 그 이유를 주께서 알려주시면 다녀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을 부족한 종이 보고 느끼고 도전받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