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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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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 작성일15-12-13 14:01 조회1,6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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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가 되면 본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마음이 무척 분주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걸어보지 않은 미지의 한 해를 준비하는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럴때마다 스스로 제 마음을 다독이며 다짐하는 것은, 지금까지 지내온 것 전적인 주님의 은혜요 앞으로 해야 할 모든 것 주님의 은혜로만 할 수 있으니 주님께 다 맡기라는 것입니다.  그렇게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으려고 애를 씁니다.

여유.
얼마나 “여유”있는 말입니까?  늘상 시간에 쫓기고 쪼들린 가정 경제에 억눌리고, 스트레스와 고된 일과로 몸도 쉴틈이 없다보니, 날이 갈수록 더욱 더 절실해지는 것은 바로 여유입니다. 

여유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이렇습니다.  “물질적, 공간적, 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마음의 상태, 또는 대범하고 너그럽게 일을 처리하는 마음의 상태.”  모두 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첫번째 설명에 해당하는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두번째 설명에 나오는 여유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여유입니다.  바로 주님 안에 거하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이 항상 불안하고 마음이 놓여지지 않아 긴장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그 결과 타인과의 관계가 쉽게 상처받는 것도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각자가 힘써야 할 것이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본인 스스로가 마음의 여유를 회복하기를 힘쓰고 노력하는 것이고, 둘째는 타인을 대할 때 그 점을 인식하고 배려해주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의 금년도 달력 마지막 장 그림에 나온 성경말씀은 에베소서 4장 32절이고 주제가 “용서” 인데, 용서도 결국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하고,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베풀 수 있는 것도 내 안에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에, 한 해가 가기전 마음에 담고 실천해야할 덕목으로 용서를 꼽은 것이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열심히 달리다가 멈추는 경우가 대개 두 가지 이유때문입니다.  하나는 쉬기 위해 멈추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고장나서 멈추는 경우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쉬기 위해 멈출 때는 주변이 아무리 바쁘게 돌아가도 여유가 있지만, 고장나서 멈출 때는 어쩔 수 없는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게 여유고 가져야 할 게 여유인데 여전히 여유롭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해답이 우리에게 있지 않고 주님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즉, 그분을 신뢰하고 맡기는 법을 터득해가다보면 마음에 여유가 조금씩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것입니다.

바쁘게 떼는 걸음을 잠시 멈춰 세우고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하늘도 보시고 나무도 살피시고, 바쁘게 지나치는 사람들의 표정도 한번 살펴보시며, 주님의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저들의 아픔이 무엇일까? 고뇌하고 번민하는 게 무엇일까?  저들에게 진정 필요한게 무얼까? 그런 측은하고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이시간 이자리에서 주님이 나에게 애타게 원하시고 찾으시는게 무엇일까 깊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게 바로 여유라고 생각합니다.  여유만만한 여러분이 다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