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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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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 작성일16-05-22 14:43 조회1,8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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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는 것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점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모든 가정마다 숫가락과 젓가락, 포크와 칼 등이 있다는 것입니다.  침대가 있고 베게가 있고 이불이 있습니다.  생긴 모양이나 디자인도 거의 비슷비슷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비슷하고 저녁에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비슷합니다.  하루 세 끼 혹은 두 끼 식사를 하는 것이나 먹는 내용물도 그리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누가 시키거나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습관처럼 그렇게 하루 하루를 삽니다.


그리고 오늘 생각해 보려고 하는 ‘수건’ 도 이런 점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수건이 없는 가정은 아마 단 한 가정도 없을 것입니다.  생긴 모양새도 무명실로 보풀보풀하게 짠 직사각형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사용 용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손이나 얼굴, 그리고 샤워 후 몸에 묻은 물기를 닦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조금의 차이가 있다면 크기인 것 같습니다.  오랫만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불편했던 점 중 하나가 바로 수건이 약간 과장해서 손바닥 만 한 것이었습니다.  


수건에 대해 각 가정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공통점 중 하나를 꼽는다면 숫자에 있을 것입니다.  즉, 모든 가정마다 여러개의 수건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희 집의 경우에도 목욕탕이 딸린 두 개의 화장실 캐비넷 안에 여러 개의 수건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흰 색 수건도 있고 약간 어두운 색깔의 수건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도 경험해보셨으리라 짐작하지만 그 여러개의 수건 중에서 사람들은 선호하는 타올을 골라서 사용합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에 아내가 오래된 수건은 강아지들에게 물려주고 새 수건을 몇개 구입했습니다.  색깔도 신선했고 이전의 수건들보다 더 포송포송하고 크기도 훨씬 큰 녀석들이었습니다.  이전의 수건들이 더 이상 주인으로부터 사용받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낄만큼 완벽하게 보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것은 쓸데 없는 염려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여전히 이전의 수건을 애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지극히 간단합니다.  모양새 좋은 새 수건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보기에는 멀쩡한데 사람의  몸에 묻은 물기를 수건이 자기들 몸에 묻히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물기가 수건에 묻으면 포송포송한 천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도무지 흡수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면 차가운 느낌, 미끌미끌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와 기분이 나빠져 쳐다보기도 싫어지고 결국 얼굴과 몸이 아니라 발바닥을 닦는 ‘족건’ 으로 사용하고 마는 것입니다.


저는 이 수건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수건의 아름다움과 가치는 남의 땀이나 물기를 자기 몸에 품어주고 흡수시켜주며 닦아주는 행위에 있는 것이지 그럴듯한 모양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수건을 사용할 때마다 절감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님 앞에 서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삶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원리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짠 맛을 잃은 소금이 버림받아 사람들에게 밟힌다고 말씀하셨지만 그 말씀이 수건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어찌보면 우리는 수건입니다.  남의 땀을 닦아주고 물기를 없애주는 수건, 예수님은 이것을 ‘섬김’이라는 말로 설명해주셨습니다.  섬김을 실천하려면 구겨져야 하고 내 몸이 남의 땀과 눈물에 젖어야 합니다.  당신은 섬김을 받으려함이 아니라 섬기려 오셨다고 하시면서 구겨진 수건처럼 사시다 가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분의 뒤를 따라 섬김을 실천해야 할 ‘예수의 제자들’인 것입니다.


김장환 목사님의 [큐티 365] 큐티 책에 나온 글을 소개합니다.  제목은 “섬김의 삶 10계명”입니다.

   1. 항상 힘들게 하는 자가 되지 말고 늘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이 되기를 힘쓰라.

   2. 항상 끌려 다니는 자가 되지 말고 늘 이끌어주는 사람이 되기를 힘쓰라.

   3. 항상 돌봐줘야 할 수준에 머물지 말고 늘 돌봐주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힘쓰라.

   4. 항상 넘어지는 자가 되지 말고 늘 세워주는 사람이 되기를 힘쓰라.

   5. 항상 받기만 하는 자가 되지 말고 주는 것에 늘 넉넉한 사람이 되기를 힘쓰라.

   6. 항상 약점만 보고 불평하는 자 되지 말고 늘 장점을 보는 사람이 되기를 힘쓰라.

   7. 항상 할 수 없다고 포기하는 자가 되지 말고 늘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기를 힘쓰라.

   8. 항상 상처받고 꼬여 있는 자가 되지 말고 늘 회복하고 풀어주는 사람이 되기를 힘쓰라.

   9. 항상 분열시키는 자가 되지 말고 늘 하나 되게 만드는 사람이 되기를 힘쓰라.

  10. 항상 열 받게 하는 자가 되지 말고 늘 웃음을 선사하는 사람이 되기를 힘쓰라.


여러분이 애용하는 수건과 같이 우리 주님으로부터 아낌받는 ‘수건’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교회에서도, 일터에서도, 가정에서도 수건이 필요한 곳, 필요한 때, 제일 먼저 쓰임받는 우리 교회, 우리 교회의 모든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