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스노우, 바이 오미크론, 웰컴 성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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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2-01-15 12:43 조회66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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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금요 기도회와 어제 토요 새벽예배를 드리면서 계속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바이러스의 어려움 속에서도 기도와 예배에 힘쓰시는 성도들을 보면서 감사했고, 그래도 이만한 여건인 것에 대해서도 감사했습니다. 어제 토요일 저녁부터 오늘 주일 늦은 저녁까지 이 지역을 지나간다는 겨울 폭풍 일기 예보의 실현 가능 여부를 이 글을 작성하는 토요일 이른 아침에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폭풍 전야의 고요함 속에서나마 함께 모여 기도하고 예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감사하게 여겨진 것이지요.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은 겨울 한파나 겨울 폭풍, 늦 여름의 토네이도나 허리케인의 여파, 또는 지진 같은 자연 재해를 거의 경험하지 않는 곳입니다. 천혜의 땅인 셈인데요, 그래도 가끔 눈 소식도 있고 아주 가끔 눈과 얼음으로 인한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예보된 눈 소식에 따르면 최고 3인치에서 5인치까지 내릴 것이라고 하니 염려가 되긴 합니다. 물론 이 글이 주보에 실리고 여러분이 읽으실 즈음에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져 있을지도 모르지만요.
이런 좋은 조건을 가졌을뿐만 아니라 한국에처럼 사계절이 있기도 하지요. 조지아의 봄은 꽃가루만 빼고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라고 할만 합니다. 연초록 꽃가루를 온 대지를 뒤덮을만큼 뿌리는 수많은 나무들의 희망 가득한 잎사귀, 그리고 꽃들은, 순하게 쌀쌀한 봄 날씨와 기가막힌 조화를 빚어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넋을 잃게 할만 하지요. 그리고 봄이 되면 여러 교우들 가정에서는 텃밭 농사를 시작하시는데요, 고추, 오이, 호박, 토마토, 상추, 깨 등등의 채소를 심습니다. 수확의 즐거움을 바라고 기대하면서. 그래서 봄은 소망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여름이 오는데요, 아틀란타를 ‘핫틀란타’로 부를만큼 조지아의 여름은 덥고 후덥습니다. 특히 세탁업에 종사하시는 교우들은 여름내내 무료 사우나에서 생활하시는 것이나 다를바 없는데요, 인내 없이는 지나기 힘든 계절이지요. 그러니 여름은 인내의 계절인 것 같습니다. 조지아에서 여름철 오이 농사를 지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하루라도 물주기를 거르면 풍작을 기대하기는 어려운데요, 결국 인내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농산물이 죽지 않을뿐 아니라 많은 열매를 맺도록 하기 위해 온갖 정성을 다 기울이면서 인내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우리는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창조의 질서와 하나님의 돌보심의 법칙을 깨닫게 됩니다. 인간이 때에 맞추어 물을 주고 풀을 뽑아주고 가지치기도 해 주지만 생명이 살고 멸매를 맺기까지 인간이 해 줄 수 있는게 그것들 말고는 없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지요. 자라게 하시고 열매 맺게 하시는 분은 오직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자식 농사도 마찬가지이고 결혼생활도 똑 같고 모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천국 농사를 지을 때도, 주님의 일을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 안에서 할 때도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질서에 맞춰서 해야 하고 열심히 해야 하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고 기대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지요.
가을, 조지아의 가을은 조지아의 봄 이상으로 환상적입니다. 가을 하늘의 푸르름, 높이 떠 있는 흰 구름, 아직은 덮지만 후덥지근하지 않고 기분좋게 훈훈한 가을 바람, 그리고 내장산이나 뉴욕 센트럴 파크의 단풍 같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는 조지아 단풍 등은 어릴적 보던 고향의 가을을 떠올려주기에 충분합니다.
조지아의 겨울은 춥지 않아서 좋습니다. 체감 온도는 여전히 춥지만 길이 얼어붙을만한 추위가 아니어서 좋습니다. 아팔라치안 산맥 끝자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이슬비, 보슬비, 가랑비, 안개비, 구슬비와 함께 겨우내 내릴 때가 있지만, 얼음비가 되지 않아 좋습니다.
오늘 목회자 칼럼에 비치는 저의 모습이 이 지역에 거의 4년 만에 내릴 것이라는 눈소식에 마음이 들뜬 것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은 범사 감사를 작정하면 사계절 감사가 지천에 널려있음을 여러분과 함께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고, 가뜩이나 오미크론 바이러스로 더 힘들어진 현실도 겨울 가면 봄이 오듯, 곧 지나가게 된다는 엄연한 사실을 리마인드 해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오미크론의 기세가 꺾이면서 코비드-19도 자취를 감추고 일반 감기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하기를 바라고 기대합니다.
안전 운행하시고, 바이러스 조심하시고, 무엇보다도 마음을 잘 지키시면서 조지아의 환상적인 꽃피는 춘삼월이 우리 모두의 영성에도 찾아오기를 갈망하심이 어떨런지요. 그리고 이런 말은 어떨까요? 헬로 스노우, 바이 오미크론, 웰컴 성령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