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개


Service

담임목사칼럼 교회소개담임목사칼럼

함께 우십시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슈가로프 작성일13-10-20 18:31 조회1,910회 댓글0건

본문

며칠 전 신학교에서 제 강의에 들어오는 신학생 가정에 가슴아픈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자동차 사고가 나면서 이제 겨우 세 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딸이 크게 다쳤고 결국 회복되지 못한채 세상을 떠나는 참담한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자식을 키우는 같은 부모로서 마음이 너무 많이 아팠습니다.  수십년간의 목회 현장에서조차 경험하지 못한 비극이 주의 종이 되고자 “생고생” 하는 신학생의 가정에 일어나는 것을 경험하면서 무척 당혹스러웠고 그 심정은 아직까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이 땅을 살면서 힘든 일들을 많이 겪지만 어린 자식을 앞세우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온 세상을 다 준다한들 자식을 잃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것도 오랜 날들을 지나면서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난 것도 아니고 몇 분 전까지도 멀쩡하던 자식을 작별인사도 못한채 떠나보내는 부모의 심정은 무슨 말로도 위로할 수 없습니다.

The Shack (오두막에서 만난 하나님)에서 저자 로저 올슨은 아들을 잃은 어느 철학 교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 교수는 대학 강단에서, 아무리 참혹한 비극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 하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가르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막상 자신의 아들을 잃고 나서는 아들의 무덤 앞에서 이렇게 다짐했다고 합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그건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라고 말하는 일은 앞으로 절대 없을 거야.”

리타 모랜이라는 분이 서른네 살의 딸을 잃고 쓴 “제발” (Please)이라는 시의 일부분을 소개합니다.

    제발, 내게 슬픔을 완전히 극복했는지 묻지 말아주세요.
    나는 결코 완전히 극복할 수 없을 겁니다.

    제발, 그가 지금 있는 곳이 여기보다 낫다고 말하지 마세요.
    내 곁에 없는 것이 문제니까요.

    제발, 더 이상 그가 아프지 않으니 됐다고 말하지 마세요.
    왜 그 애가 고통받아야 했는지도 아직 이해할 수 없답니다.

    제발, 내가 느끼는 것을 당신도 알고 있다고는 말하지 마세요.
    당신 또한 아이를 잃었다면 모를까요.

    (중략)

    제발, 당신의 마음이 아프다고만 말해 주세요.
    제발, 그 아이를 기억하고 있다고만 말해 주세요.
    진실로 기억하고 있다면요.
    제발, 내가 말하고 싶을 때 그 말을 들어 주세요.
    그리고 제발, 내가 울어야 한다면 울도록 내버려 두세요.

인간의 심리에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슬픔을 당하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라며 냉소하는 못된 마음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우리들의 못된 심성을 지적하시는 말씀을 이렇게 하셨습니다.  “이 세대를 무엇으로 비유할꼬 비유컨대 아이들이 장터에 앉아 제 동무를 불러 가로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애곡 하여도 너희가 가슴을 치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 (마11:16-17).  2천년전에 팔레스타인 땅에 살던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임을 감안하면 이런 심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있는게 분명합니다.

저와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뒤를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럼으로 그리스도의 뒤를 따르는 자들에게 명하는 다음의 말씀에 청종하여야 합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롬12:15).  여러분 주변에 어려운 일을 만난 분들이 계시거든 그 상황을 신학적으로, 철학적으로 해석하지 말아주십시오.  섣부른 원인분석도 삼가주십시오.  그 대신 그들과 그냥 함께 있어주십시오.  그리고 같이 울어주십시오.  그것이 위로자로 오신 성령님의 동역자가 하여야 할 귀한 사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