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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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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 작성일15-09-20 15:00 조회1,9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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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수요일은 추분입니다.  추분이란 하지 이후 조금씩 짧아진 낮의 길이가 밤의 길이와 같아지는 날로서 여름이 지나고 가을의 문턱에 완연히 들어가는 때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을 피부로 느끼며 계절이 변하고 세월이 빨리 지나가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는 때이기도 합니다.


사실 시간이라는 것은 한 방향으로만 흐릅니다.  전방, 그러니까 앞으로만 갑니다.  시간은 절대로 뒤로 돌아가는 법이 없습니다.  레니어 호수에서 수문을 통해 나온 물이 차타후치강을 타고 바다를 향해 남쪽으로만 흘러가듯, 시간도 단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향해 주저함이나 미련도 없이 그렇게 앞만 보고 나아갑니다.  


그래서 시간을 아끼고 지혜롭게 사용하면 보람이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언제나 후회만 남는 삶을 살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시간에는 뒤로 돌리는 버튼도 없지만 삭제버튼도 없습니다.  고스란이 후회를 떠앉고 살아야 하는 것이 삶입니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도록 사는 것이 최상인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후회함이 없는 삶을 살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Do your commitments match your convictions?”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위해 그만한 댓가를 지불하느냐는 뜻입니다.  소중한 가치를 부여하는 일에 우리의 시간이나 돈이나 에너지를 사용하는 헌신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지난 날의 헌신이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하고, 오늘의 헌신이 내일의 우리를 결정합니다.  매일의 삶의 현장에서 내리는 아주 작은 선택이 “나비효과”를 불러 일으켜 아주 커다란 임팩트를 우리에게 가져다 줍니다.


사도 바울은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이 점에 대해 이렇게 권면했습니다.  “군사로 다니는 자는 자기 생활에 얽매이는 자가 하나도 없나니 이는 군사로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려 함이라” (딤후 2:4).  농부는 농사짓는 일에 헌신해야합니다.  군인은 나라지키는 일에 헌신해야 합니다.  농부가 국방일에, 군인이 농삿일에 헌신하면 그 나라는 반드시 콩가루 나라가 되고 맙니다.


성도는 성도의 일에 헌신해야 합니다.  하늘에 속한 것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평범한 일상 생활에서 우선순위를 세우고, 그에 따르는 댓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헌신의 희생이 없는 신념/확신/믿음은 말장난에 불과하고 후회막심한 인생으로의 지름길입니다.  


눈에 띄게 극적인 일에 헌신하기는 쉽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고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의 강한 결심이 큰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헌신에 의해 삶의 코스가 바뀌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결심이나 헌신은 당연히 그래야 되는 일에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대신 우리의 삶의 괘도를 바꾸는 것은 아주 사소하고 반복되는 평범한 삶에서 만들어지는 “하찮은” 결심과 헌신입니다.  신문을 읽고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인터넷을 하는 행동 같은 것입니다.  10시간이 넘게 일하고 4시간이 넘게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10분 동안 자녀와 시간을 갖는 것이 매일 반복되는 일이 되다보니 별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할지 모르지만,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난 후 우리 자녀들의 장래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고, 그 때가서 후회해봐야 시간을 Rewind 할 수 없고 그 순간을 Delete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나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 앞에서 우리가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이야기입니다.  주님과 주님의 나라를 위해 그분의 사랑에 빚진 자로서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해보자는 말씀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훗날 주님 앞에 섰을 때 착하고 충성된 청지기로 칭찬듣는 분들이 다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세속과 거룩의 차이를 구별하는 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가치를 눈 앞의 일에만 두는 것이 세속 (라틴어 saecularis, 일시적, 세상적)이고 내일과 영원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성스러움 (Sacred)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영원을 추구하며 위엣 것을 찾으며 살아야 할 사람들, 거룩한 무리 (성도들)입니다.  


이상은 가을을 타는 목사가 여러분에게 드리는 가을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