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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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 작성일16-08-28 15:30 조회2,55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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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목회자 칼럼은 오랫 동안 한국의 침례교단 내의 뜨거운 감자로 취급받던 ‘호칭 장로제’에 대한 배경 이야기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저의 글이 아니고 2008년 1월 22일자, ‘한국교회의 나침반’을 가치로 내건 “뉴스 파워” 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이 글에서는 비단 침례교단만이 아니라 타교단들, 특히 감리교단조차도 똑같은 고민을 한 역사를 소개하며, 이 문제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이런 고민들을 객관적으로 조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글을 이 목회자 칼럼에서 다루는 이유는 우리 교회도 이젠 이런 현실적인 이슈를 진솔하게 다루어야 할 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민교회의 특징은 교단의 벽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씀드리면 교인의 교단 배경이 천차만별이다는 것입니다. 신학의 성향 (예: 보수, 진보, 개혁주의, 복음주의, 칼빈니즘이나 웨슬리아니즘, 등)이나 신앙의 방법 (말씀 중심, 은사중심, 등등) 만이 아니라, 제도와 치리적인 면에까지도 교단의 고유한 특징이 더이상 고집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 말은 교단 고유의 특징을 포기해서라기 보다는 타교단의 고유한 특성이 이민자로 구성된 일반 지역 교회에 여과없이 들어오고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가운데 이민교회만의 독특한 영적 문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독특한 영적 문화가 때론 부정적이고 파괴적일 때도 있지만, 그 반대로 교회를 더욱 든든히 세워주고 예수님의 지상대사명을 수행하도록 힘을 실어줄 때도 역시 있습니다. 그러니까 동기가 관건이고 목적이 중요한 것입니다.
아래의 글이 위에서 말씀드린 “뉴스 파워”에서 퍼온 글입니다. 제목은 “장로를 아십니까?” 입니다.
교회 평신도들의 직분인 장로는 원래 장로교단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주위를 살펴보면 교단에 관계없이
장로를 두고 있는 교회가 많다. 장로교단에서 장로는 평신도의 대표로서 교회를 치리하는 핵심역할을 한
다. 장로들은 목회자와 함께 당회를 구성해 재정과 교회전반에 대한 관리사항을 결정한다. 장로 중심의
교회치리를 하다보니 목사도 장로의 일원으로 보는 것이 장로교단이다.
반면 다른 교단에서는 ‘교회의 치리’라는 핵심역할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감리교에서 장로는 원래 목
회자를 부르는 호칭으로 평신도에는 속장과 권사가 있었을 뿐 장로는 없었다. 그러나 일제시대 말 일본에
의해 강제로 장로교, 구세군과 교단이 통합되면서 평신도의 직분으로 장로직제가 혼용되기 시작했다. 그
러다가 해방 이후 1949년 교리와 장정을 개정해 평신도 직제로서 장로를 공식화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
다. 때무에 미국 감리교에는 없는 장로가 국내 감리교에는 존재하는 것이다.
기독교 감리회 역사 전산부장인 조병철 목사는 “일설에 의하면 권위있는 권사들이 다른 교단의 성도들과
같은 급에서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 때 장로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해오면서 장로직제를 포함하게 됐다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침례교단 역시 호칭장로로소 장로가 있다. 한국 침례교는 1950년 미국 남침례교 와 선교협정을 맺으면서
남침례교 규약에 따라 목사와 집사 단 두 개의 직제만 뒀다. 하지만 개교회와 성도들의 요구에 의해 교회마다
대외적 명칭 성격의 장로를 둔 곳이 많다 (참고로 2009년 9월 21일 기독교 한국 침례회 99차 정기총회에서
617대 105표로 호칭장로제 안건을 통과시켰다).
특히 교회를 옮기는 성도 가운데 직전 교회에서 장로였던 성도들에 대해 다시 집사로 호칭할 수가 없어 이들에
대해 ‘장로’로 불러줘야 한다는 의견이 호칭장로를 만들어낸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 주말에는 작년 총회에서
(아마도 한국 침례교 총회를 말하는 것 같고, 작년이라면 이 글이 2008년에 실렸으니까 2007년을 가리킨다고 생각합니다)
결의한 직제연구 위원회가 첫 모임을 갖는 등, 올 한해 연구토의를 거쳐 장로 직제를 교단차원에서 공식화 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처럼 장로교단이 아니면서도 장로라는 직제를 선호하는 풍조에 대해서는 한국의 전통적 유교사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 가 많다. 그러다보니 봉사의 역할을 위해 직제를 두었던 초대교회의 정신보다는 성도들의 서열화로 자리잡았다는 한계가 지 적되고 있다. 감신대 이덕주 교수는 “처음에 성경에서 직분을 준 것은 교회를섬기는 데 있어 그 역할을 나누기 위한 것이었 지, 서열을 따지는 것이 아니었는데, 우리나라는 유교적 성격이 결합하면서 서열화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 교회 안에 직분자가 절반이 넘는 경우가 많고 직분을 달지 않으면 부끄러워하는 현실이 됐다는 설명이다. 성도들에게 어른으로서 대접 받는 자리가 아닌 교회와 성도를 섬기는 직분으로서 장로의 역할이 한국교회에 새롭게 정립될 필요성을 새삼 확인해본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동기와 목적이 관건입니다. 미연합감리교단이 내거는 가치 중 참으로 마음에 드는 말 하나는 , “Open Hearts. Open Minds. Open Doors”이며 “본질엔 일치를, 비본질엔 자유를, 모든 것에 사랑을”이라는 말입니다. 우리 교회가 그렇게 복음에 충실하면서도 진리 안에서 자유한 교회로 성숙해져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