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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형제를 떠나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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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2-11 10:42 조회2,1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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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말을 많이 하고 싶은 때가 있는 반면에 침묵하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지금은 침묵하고 싶은 때입니다.  그냥 깊은 침묵 속에서 헤아리기 어려운 그분의 뜻을 찾아 침묵여행을 떠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런데 목사가 침묵할 수만은 없는 때가 있습니다.  감정과 정신에서 피를 뚝뚝 흘리며 고통스러워 하는 성도들에게 무슨 말이든 위로의 말을 해주어야 한다는 안타까움과 절박함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로, 말로, 그리고 생각으로 쉴새없이 침묵을 깨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의 이런 안타깝고 절박한 바램이 여러분에게 얼마나 위로가 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아픔만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곁을 떠난 그사람은 참 나쁜 사람입니다.  온다간다 말도 없이, 안녕히 있으라, 안녕히 가라는 말 한마디 주고 받을 기회도 주지 않고 가버린 그사람은 참 나쁜 사람입니다.  얼마나 마음 아파할지 뻔히 알면서도 어찌 그럴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런데 사실 그사람은 참 착한 사람입니다.  행여라도 우리가 힘들어할까봐 그 힘든 시간동안 한번도 마음 문 열어 보여주지 않고 그 어려운 길을 혼자 걸어간 그사람은 미련할만큼 마음이 여리고 착한 사람입니다.

 

그사람은 끝까지 믿음의 싸움을 잘 싸웠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끝까지 믿음을 지키며 헌신적 삶을 몸으로 본 보여주었습니다.  끝까지 괴롭히는 정신적 질병마저도 용서한다고 선언했던 그사람은 그리스도의 제자되기를 기뻐하고 소원했던 사람입니다.

 

아무리 한치 앞을 모르고 아침 안개 같은 인생이라지만 이렇게 보내게 될 줄 몰랐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새해 복많이 받으시라 새해 덕담할 때 손 한번 더 잡아드릴껄.  아니 잡은 손 놓지 말껄.  그냥 그날 밤을 하얗게 꼬박 지새울껄.

 

미안합니다.  아파하시는 것 더 깊이 헤아려서 함께 아파해 주지 못해드려서.

미안합니다.  그토록 처절했을 싸움을 외롭게 혼자 싸우게 해드려서.

미안합니다.  그렇게 쓸쓸히 가게 해드려서.

 

이젠 그렇게 사랑하시던 예수님 품에서 편히 쉬십시오.

까닭모를 편안함이 온 마음을 사로잡던 수요일 새벽, 영문을 몰라 의아해 하던 그때가 주님 품에 안기신 때였나요?

이젠 아픔이 없는 그곳에서 안식하시며 먼저가신 성도들과 함께 우리를 응원해주십시오.  

그리고 그러다가 기쁘게 다시 뵙겠습니다.

 

 

쓰고 보니 조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지우고 다시 쓸까 하다가 딱히 무슨 말을 다시 쓸 수 있을까 싶어 그냥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그저 침묵의 소리라 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주님의 위로와 평강이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