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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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19-01-19 14:02 조회2,34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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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를 꼽는다면 아이들의 숫자가 교회 안에서 점점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교회들도 그렇고 미국의 교회들도 그렇습니다. 저출산은 빙산의 일각일뿐 더 큰 요인은 세상에 아이들을 뺏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유초등부나 중고등부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들도 늘어나는 추세이고, 교회는 점점 노령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한 세대 후 한국의 교회나 미국교회에 큰 위기가 닥칠 것입니다.
이번에 미주 순회 공연을 하는 광주 극동방송국 어린이 합창단 아이들을 여러 성도님들이 민박으로 섬겨 주셨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을 모두가 기쁨으로 맞아주셔서 아이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벌써 수 년째 우리 교회가 이 섬김의 일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처럼 우리 교회에서 공연조차 하지 않음에도 여전히 민박을 주선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입니다. 우리 교회의 존재 이유와 가치관에 부합되기 때문입니다. 영혼을 구원하고 치유하고 인재를 양성하고 컴뮤니티와 함께 가는 것이 우리 교회가 가진 핵심가치인데, 민박을 통해 인재 양성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즉, 합창단원 아이들로 하여금 넓은 세계를 경험하면서 큰 꿈을 품게 하려는 극동방송국의 취지에 맞춰 동역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저희 집에서 5명의 남자 아이들을 재우면서 발견한 샤로운 점은 이것이 또 영혼구원의 좋은 도구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공연을 듣는 청중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합창단원 아이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전도하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것입니다. 5명의 아이들 중 한 아이가 불신자 가정에서 온 아이였습니다. 빈틈없는 일정에 힘들어 하는 아이였는데 둘째 날 아침에 하는 말이 앞으로 대학을 조지아로 오면 매 주일 슈가로프교회에 와서 김치찌개를 먹겠다고요. 첫째 날 아이들이 우리 밥을 먹고 싶어할 것 같아 교회에서 쌀밥에 김치찌개를 준비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미국에 온 후 8일만에 쌀밥을 먹는거라며 얼마나 좋아하던지. 그러니까 김치찌개 하나로 그 아이를 감동시킨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전도를 한 셈이 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 모릅니다. 이 아이가 앞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얼마나 위대한 일들을 이루어 낼지.
토요일 새벽에 아이들은 이른 아침식사를 마치고 은퇴한 미국분들이 사시는 곳에 가서 찬양을 했는데 그곳에서 뜻밖에도 한국에서 활동하신 선교사님과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분들은 연신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하고 감격해 하셨습니다. 잊혀진 전쟁으로 역사에 남아 있는 한국전에 참전했던 군인들과 그들의 가족들은 국내외 적으로 제대로 감사의 인사도 받아보지 못하며 살아오셨는데, 그런 그분들에게 합창단 아이들이 감사드릴 때 얼마나 고마워하셨을지, 어쩌면 평생의 회한이 봄눈 녹듯 사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해야 할 전도이고 선교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영혼을 구원하는 일은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많이 있습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으시는 목자의 심정을 우리가 품는다면 교회적으로 힘을 모아 그리 어렵지 않게 큰 사역들을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일전에 한 번 말씀드렸던 사역의 기회에 대해 다시 알려드립니다. 그것은 제주극동방송국을 통해 북방, 특히 북한에 방송선교를 하는 사역입니다. 부족한 사람의 설교를 금년 1월 1일부터 매주 화요일, 한국시간으로 새벽 5시 5분부터 5시 30분까지 방송하고 있습니다. 방송 전파가 아니면 찾아 갈 수 없는 곳에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귀한 사역이라고 믿고 결정했고 안수집사회에서도 적극 찬성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방송선교에 필요한 비용 (매달 $1000)은 가급적 교회 재정에서가 아니라 이 사역에 거룩한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을 중심으로 북방방송선교회 (가칭)를 만들어 해결하고자 합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본인은 복음의 씨앗을 뿌렸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나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라고 고백했듯이 이 사역을 통해서도 성령님의 활발한 역사하심을 기대합니다. 물질적으로만이 아니라 기도로도 후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