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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무겁지...너무 가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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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1-23 20:24 조회2,0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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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가파를 경사를 오르고 있었답니다.
숨이 차고 힘이 든 할머니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할아버지에게
“영감~ 나 좀 업어 줘!”
할아버지도 무지 힘이 들었지만 남자체면에 할 수 없이 할머니를 업었답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얄밉게 물었습니다.
“무거워?”
그러자 할아버지가 담담한 목소리로
“그럼~ 무겁지! 얼굴 철판이지, 머리 돌이지, 간은 부었지, 많이 무겁지!”
그러다 할머니를 내려놓고 둘이 같이 걷다가 너무 지친 할아버지.
“할멈~ 나도 좀 업어 줘!”
기가 막힌 할머니. 그래도 할 수 없이 할아버지를 업었답니다.
이 때 할아버지가 약올리는 목소리로
“그래도 생각보다 가볍지?”
할머니 찬찬히 자상한 목소리로 입가에 미소까지 띄우며
“그럼~ 가볍지. 머리 비었지, 허파에 바람들어갔지, 양심 없지, 싸가지 없지. 너~무 가볍지!”

속담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 “한마디 말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말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영향력을 말해주는 속담일 것입니다. 그런데 말처럼 하기 쉬운 것도 없고 말처럼 하기 어려운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또 말보다 더 천박해질 수 있는 것도 없고 말보다 더 고귀해 질 수 있는 것도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기에 따라 사람을 천 해 보이게도 하고 고귀한 인격자로도 보이게 합니다. 그 뿐 아닙니다. 말은 다 같은 말인데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거기에 주어진 배경까지 합치면 전달되는 의미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지혜의 대명사라 불리우는 솔로몬도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 (잠 25:11) 라고 말한 것 보면 경우에 맞는 말은 정말 귀하고 필요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미국에서 살다보면 누구나 흔히 하는 경험입니다. 영어도 잘 안되고 모국어인 우리말도 잘 안될 때가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한국어 어휘는 미국 올 때 가지고 있던 수준에서 줄어들었으면 줄었지 늘지 않았을 확률이 큽니다. 한국에 비해 훨씬 큰 땅덩어리에 살지만 사실 우리의 살아가는 영역은 보다 더 훨씬 작은 세계입니다. 우리의 사고의 세계도 점점 작아집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의 언어는 살기 위해 필요한 피상적인 말, 그리고 피곤에 찌든 삶에서 생각 없이 무책임하게 던져지는 말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그 결과 배우자나 가족을 포함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좀더 사려 깊고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한 언어보다는 자기 중심의 무례한 말, 공격적인 말, 비판의 말들이 아무 문제의식 없이 쏟아져 나오게 됩니다. 문제는, 말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다 입장이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그걸 너그럽게 수용하고 이해할 만한 여유가 대부분 없기 때문에 그런 말로 인해 서로가 많은 상처를 입게 되는 것입니다.
언어생활에서 금해야 할 것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비난하는 말, 논쟁하려는 듯한 말, 실수를 지적하는 말, 무례한 말, 명령조의 말, 체면을 깍아 내리는 말 등입니다. 그 대신 칭찬하는 말, 이해의 말, 격려의 말, 예의를 갖춘 말, 협조를 구하는 말, 체면을 세워주는 말, 등 소금을 쳐 간을 맞추듯, 그렇게 말을 해야합니다. 우리 새서울교회가 포근한 안식처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점들이 많이 있지만, 그 가운데 한 손에 들 정도로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우리 모든 교우들이 이런 언어를 구사하는 것일 것입니다.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고루게 함같이 하라”(골 4:6a).

3/16/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