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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동안의 여정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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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1-23 20:21 조회2,2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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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왕위를 이을 그레나다의 왕자가 역모에 연루되어 종신형을 선고받고 마드리드에 있는 '해골의 곳'이란 감옥에 수감되었습니다. 으시시하고 추하고 음울한 그 곳은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살아서 나오지 못하는 곳으로 악명이 나있었습니다. 왕자가 수감되는 날, 개인의 소장품이라곤 아무 것도 허락되지 않았고 오직 성경책 한 권만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종일 갇혀있어야만 되었던 그에게 성경책은 자연히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었고 소일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33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수감 생활하던 그가 세상을 떠나고 감방을 청소하러 들어 간 간수들은 방 안 벽에 손톱으로 긁어 쓴 글들이 있음을 발견했는데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시편 118:8은 온 성경의 가장 중간이다" "에스라 7:21은 영어 알파벳의 j 자만 뺀 모든 알파벳이 들어있다" "에스더 8:9은 성경에서 가장 긴 절이다" "성경에는 6개 이상의 음절(syllable)이 있는 단어나 이름은 하나도 없다."
그러니까 이 분은 33년 동안 성경을 수 백 번 아니 수 천 번을 읽었었을 것임에도 이 몇 개의 성경퀴즈 외에는 특별히 남겨 논 것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어디에도 성경을 읽은 결과로 나타나는 신앙고백이나 헌신의 다짐이나 기도문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고 단지 성경퀴즈의 전문가로서의 흔적만 남겼다는 이야기입니다.
작년 10월 1일부터 시작했던 '성경일독을 위한 100일 특별새벽기도회'가 내일로써 끝이 납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마칠 수 있을까?' 그렇게 미지의 백일동안 탑을 공들여 쌓듯, 하루 하루 걸어왔는데 이제 딱 하루가 남은 것입니다. 출결석을 체크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많은 교우들이 있는 힘을 다해서, 아니 죽을힘을 내서 백일만에 성경 한 권을 다 읽은 것입니다. 첫 날 참석한 분들 대부분이 마지막까지 기쁘게 동참해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거리 상 그리고 시간 상 교회에 나와 함께 읽지는 못했지만 개별적으로 진도에 맞추어 마치셨습니다. 성경낭독을 녹음한 테입을 들으며 동참하신 교우들도 계시고 사정 상 더 힘껏 참여하지 못함을 늘 안타깝게 여기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말씀의 능력을 개인의 인격과 가정과 교회생활이나 사회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분이 이미 계시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그 동안 읽은 말씀이 살아서 움직이는 일들이 일어날 줄 믿습니다. 그리고 읽고 들은 말씀을 지킴으로써 복 있는 우리 모든 교우들이 되셨으면 합니다.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들과 그 가운데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들이 복이 있나니 때가 가까움이라" (계 1:3)

01/26/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