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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의 계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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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1-23 20:37 조회2,1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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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이 지나기가 무섭게 집집마다 등장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금년에도 어김없이 우리들의 눈을 현란하게 합니다. 집집마다 내건 형형색색의 등은 겨울 밤의 차가운 공기와 함께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거기에 눈이라도 와 쌓이면 말 그대로 “Wonder Land”가 돼 버립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 애틀란타 지역엔 눈 구경하기가 힘들어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꿈 속에서나 그려봐야 하겠지만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니 금년엔 한번 기대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몇몇 수고한 분들에 의해 본당 한 켠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섰습니다. 장식용품이 매달리고 아름답게 단장을 하여 보는 이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 줍니다. 그래도 예배드리는 데는 방해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사실 주의할 것은 그 밖에도 많이 있습니다. 자주 들어서 귀에 익숙한 이야기이겠지만 크리스마스가 너무 상업화되어서 교회가 상혼에 끌려가고 있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교회에서도 성도들의 가정에서도 그런 흔적은 어디에고 있습니다.

며칠전 차를 타고 가는데 작은 아이가 뜬금없이 하는 말이 “아빠 올해에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 모르게 사 주세요”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짖궂은 생각이 나서 말하기를 “선물 사 준다는 말 한 적 없는데 무슨 말이야. 선물 안 사줄테니 그런 것 걱정하지마” 그랬더니 피식 웃으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선물이 없는 크리스마스가 어디있느냐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정색을 하며 말하기를 “예수님이야말로 최고의 선물인데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이신 예수님이면 됐지 또 무슨 선물이 필요한데” 그랬더니 자기는 이러이러한 선물이 필요하지만 자기에게 미리 말하지는 말라며 말을 끊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 딴에는 처음부터 자기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암시해주어서 선물사는 일을 쉽게 해주고자 하는 선심을 베풀량으로 말을 꺼냈다가 말이 이상한 쪽으로 흘러 본전도 못찾을 것 같으니까 서둘러서 본색을 드러내버린 것입니다.

그 날 대화를 통해서도 느낀 것이지만 요즘 아이들은 “제사에는 관심없고 젯밥에만 온통 빠져있는 것”같아 씁쓸합니다. 그런데 사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런 모순이 어린아이들에게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고 심하게는 신자들 가운데도 모든 장식이나 축하행사가 예수님의 탄생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12월 25일이 다른 모든 것을 위해 존재하는 현상이 발견되는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현란한 장식 불빛과 선물과 파티와 행사 속에서 찾아볼 수 없는 예수님의 자취를 금년부터는 목자들처럼, 동방박사들처럼 찾아가 경배해야 겠습니다. 그 일이야말로 우리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신 하나님께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작은 선물이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