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길목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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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1-23 20:53 조회1,97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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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여름이 서서히 고개를 숙이며 조석으로는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 가을이 다가왔음을 느끼게 하는 계절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입버릇처럼 “세월이 유수와 같다”거나 그 외 비슷한 말로 빠르게 지나는 시간에 대해 모두가 시인이 되어 그 소감을 한 소절씩 읊곤 합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늘 상 하는 말임에도 그런 표현이 매번 새롭게 다가오는 건 그 사실에 대해 모두가 깊이 공감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찬 바람이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기 시작하면 모든 만물은 한 해를 정리할 준비를 시작합니다. 열매를 맺는 것도, 형형색색의 단풍이 되는 것도 낙엽이 되어 흙이나 거름으로 돌아가는 것도 다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에 따른 정리작업의 일환인 것입니다. 동식물 할 것 없이 모든 피조물은 그렇게 순복하는 지혜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본능 속에 축복으로 심어놓으신 생존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말 못하는 식물이나 미물에 불과한 곤충까지도 창조주 하나님의 생존원리에 순종한다면 하물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거듭난 우리들이 어찌 살아야 할 것인지는 자명한 일입니다. 시편90편을 기록한 시인은 “우리의 년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년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 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10절)라고 날라가는 인생에 대해 직시하였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12절)고 구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New Living Translation으로 보면 의미가 사뭇 새롭게 와 닿습니다. “Teach us to make the most of our time” 우리의 삶을 최대한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 달라는 뜻인 것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이 우리 교회의 새 회계연도는 매년 10월 첫 주일에 시작합니다. 전년도 결산과 앞으로 1년간의 예산을 인준하는 신도총회를 이 때 하는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해서 오늘과 다음 주일에 예산 위원들이 모여서 준비작업을 할 것입니다. 각 부서에서도 이 작업을 하여야 하리라고 봅니다. 이 일을 하도록 직무를 위임 받은 분들은 믿음과 지혜로 할 수 있도록 기도하여야 하고 모든 교우들은 뒤에서 역시 기도로 후원해주셔야 합니다. 그렇게 준비된 상정 안을 9월 마지막 주일에 있을 제직회에서 인준하고 10월 첫 주에 있을 신도총회에서 통과시킴으로써 또 한 해의 사역을 이어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믿음과 성실함입니다. 믿음으로 한다 함은 인간적인 계산이나 생각으로 하는 것이 아님을 말하며 성실함으로 한다 함은 대충 대충 하는 것이 아니라 열과 성의, 그리고 책임감을 가지고 이 일에 임하는 것 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곧 선한 청지기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이 은혜로 가득 채워주시기를 간절히 소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