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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와 강아지가 준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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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1-23 21:03 조회2,4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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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비 내리는 뒷 뜰을 내다보는 제 눈에 희한한 광경이 벌어졌습니다. 비 때문에 차고에 들어가 있는 강아지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고 강아지 밥그릇에 남아 있던 음식찌꺼기를 차지하려고 싸우는 새들의 전쟁하는 광경이었습니다. 두 마리의 새가 싸우는데 먼저 밥그릇으로 날아가려고 하는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그 대신 상대방이 밥그릇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팽팽한 기싸움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날개를 가졌음에도 마치 게 처럼 좌우로 방향을 옮기면서 서로의 접근을 한참동안 막고 있는데 그 틈을 타서 다른 종류의 새들이 날아와 열심히 먹이를 집어갔습니다. 차라리 사이좋게 같이 식사를 하면 포식하고도 남을텐데 서로 싸우고 있는 동안 먹을 게 다 날아가고 만 것입니다. 그 광경을 보고 있노라니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도 그들과 별로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는 네 식구가 함께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일주일동안 토요일밖에 없는 기회이지만 그것마저도 매주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모처럼 갖는 아침식사였습니다. 팬 케익을 만들고 베이컨을 굽고 계란프라이를 하고 프렌치 토스트를 굽고… 네 식구가 좁은 부억을 왔다 갔다하며 음식을 준비하고 풍성한 식탁을 감사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날은 저희 집 강아지가 덩달아 수지맞는 날입니다. 보통 음식이 남기 때문입니다. 어제도 예외는 아니어서 뒷문을 열고 나가는데 벌써 알고 입맛을 다시고 있었습니다. 남은 찌꺼기를 주면서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렇게 열심히 먹고 있던 녀석이 갑자기 음식을 한 입 물고는 안절부절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참을 그러더니 앞발로 땅을 파고는 그 맛있는 것들을 파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아주 정성을 다해 땅을 다지기까지 했습니다. 새들이나 다람쥐가 집어가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 같았지만, 음식을 만들어서 준 제 입장에서 볼 때는 어리석기 짝이 없었습니다.



뼈다귀라면 몰라도 금방 상하고 말 그 음식을 그것도 이 더운 날 땅에 묻는 행동은 미련,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지켜본 바에 의하면 땅에 파묻은 음식을 캐내어 먹은 적이 없었는데, 그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하는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들의 행위가 강아지의 그런 행동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재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고 하늘에 쌓아두라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땅에 쌓아두는 것마다 다 상하지만 하늘에 쌓는 것은 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재물만이 아닙니다. 재물로 지명된 우리의 모든 소중한 것들이 다 그러합니다. 시간도 그렇고 재능도 그렇고 건강도 그러합니다. 소중한 것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는 마음이나 가치관도 문제이지만 소중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지혜없음도 문제입니다.

이상은 지난 주간에 새와 강아지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