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력의 무화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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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1-23 21:07 조회1,71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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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모르는 분으로 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분은 교회 뒷집을 팔아주는 복덕방 아주머니이었습니다. 혹시 교회가 살 의향이 없느냐고 묻기 위해 전화한 것입니다. 우리교회가 이사만 가지 않으면 좋은 기회가 될텐데 아쉽지만 지금으로서는 살 마음이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남편을 잃고 혼자 사시던 할머니가 거동이 불편하고 건강이 안 좋아지시니까 벌써 오래 전에 아들집에 들어가 사셨는데 아예 집을 팔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머니가 집을 비우시는 바람에 제가 지난 3년동안 보지 못한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잘익은 무화과 열매가 곳곳에 떨어져 있는 거였습니다. 그것도 어제 이웃집 할아버지가 말씀해 주지 않았으면 그냥 모르고 지낼뻔 했습니다. 그래서 유심히 바라보았더니 그 어느 해보다 더 큰 무화과 열매가 까맣게 익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열매들을 바라보면서 한가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불과 몇달전까지만 해도 이 나무에 잎만 무성했지 열매는 단 한 개도 열리지 않았었다는 겁니다. 거기에 비해 옆에 있는 조그마한 무화과 나무에는 나무 사이즈에 비해 굵직굵직한 무화과가 달려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때 어느 집사님에게 이런 말을 한 기억이 납니다. “무화과나무도 열매를 맺지 않고 쉬는 해가 있나봅니다.” 그런데 바로 그 나무에서 어느 해보다 더 크고 많은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 것입니다.
이런 상황들이 저로 하여금 생각하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역시 그 나무는 저력이 있다라는 걸 말입니다. 해석이 더 근사한건지 모르지만 제게는 그렇게밖에 이해할 길이 없었습니다. 작은 나무는 서둘러서 열매를 맺었지만 지금 보니 큰 나무 열매에 비해 크기도 작고 아직 익지도 않았지만 큰 나무 열매는 지지부진한 것 같더니 한번 열매가 맺히기 시작하니까 걷잡을 수 없이 되더라는 것입니다. “맞아 이 나무는 저력이 있는게 분명해!’ 그게 제가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오늘은 우리교회가 창립된지 29주년이 되는 주일입니다. 미국에서 29년된 한인교회면 오래된 교회에 속합니다. 이 오랜 세월동안 하나님께서는 우리교회로 하여금 섬기는 일을 하게 하셨습니다. 많은 유학생들이 거쳐갔고 그분들 가운데서 신실한 하나님의 일군들이 많이 배출되었습니다. 또 이 지역으로도 많이 배출되었습니다. 조지아에 6개의 한인침례교회를 개척하는데 사용하셨습니다. 모두 다 주님의 은혜요 감사할 것 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지난 이야기만 하며 만족할 때가 아닙니다. 이 시대의 흐름이나 동향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마당에 밀려오는 수많은 영혼들을 책임지고 구원해야 할 일이 우리 앞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의식도 바뀌어야 하고 방법도 변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시대가 어떻게 변해도 변치않는 주님의 구령의 열정을 우리 가슴에 불 붙여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저력있는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절로 되는 건 아닙니다. 애타는 기도와 자기계발을 위한 노력이 따라줘야합니다. 그런 열정을 품은 일군도 필요한 때입니다. 머지 않은 날 주렁주렁 열매맺는 때가 도래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