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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 작성일13-11-10 13:49 조회1,7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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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슈가로프 한인교회 성도님들께,

저는 아내와 함께 지금 캘리포니아의 산호세에 와 있습니다.  실리콘발리로 잘 알려진 이곳에 있는 뉴비전교회에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 입니다.  토요일과 주일 오후에 제직 세미나의 강사로 왔지만 주일 1-4부 예배 설교와 토요일과 주일 저녁에 있는 선교대회준비를 위한 컨설팅을 위한 목적으로도 왔습니다.  금년 봄에 우리 교회에서 개최했던 한인침례교 선교대회를 내년에 이곳 뉴비전교회에서 개최하면서 우리 교회 성도 여러분이 보여준 섬김의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하셔서 그 감동의 이야기들을 나누어 드릴려고 합니다.  오래 전에 이미 약속을 한 바람에 거절하지 못하고 오게 되었는데, 여러분의 많은 기도가 필요합니다.

가끔 이렇게 여행을 하다보면 그동안 바쁘게 살아온 삶을 뒤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또 아내와 모처럼 동반여행을 하다보면 그동안 서로 바쁘고 피곤하여 나누지 못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대화로 나눌 수 있다는 점도 덤으로 얻는 장점입니다.  장시간의 비행시간과 3시간이긴 하지만 시차가 주는 변화와 빡빡한 일정 (4번의 설교와 두 번의 강의와 두 번의 발표) 으로 인한 부담을 넉넉히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아리조나 피닉스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벽에 걸린 그림과 함께 적힌 글 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여행자들은 어딘가를 향해 가는 중 어딘가에 잠시 머물다가 다시 길 떠나는 사람들이라는 내용인데, 그 밑에 이런 말이 덧붙여 있었습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철학적인 것을 넘어 신학적인 내용이 신선한 충격을 주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기가막히게 적절한 말이었습니다. 

인생은 공항 대합실과 같습니다.  잠시 머물다가 떠나서 종국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여행자처럼 인생도 이 땅을 잠시 거쳐가는 것 일뿐, 종착역은 아닌 것입니다.  요즘 아름답게 물든 단풍이 든 잎들도 하나 둘 낙엽이 되어 땅에 떨어지면 싹이 되어 나왔던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주어진 곳에서 열심히 살다가 우리를 보내신 그 분이 계신 곳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돌아가는 것입니다.  비자의 순위에 따라 각자의 번호 차례를 기다리듯이 우리 인생들도 다 번호표를 받아들고 호명되기를 기다리는 존재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돌아갈 본향이 있고 받을 상급이 준비되어 있기에 이 땅에서의 삶이 허무가 아니라 소망이 가득한 삶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맡겨주신 가정사나 생업, 자녀와 이웃들, 그리고 교회와 하나님 나라의 비지니스를 충실하게 이루어 나간다면 이 또한 대단히 복있는 삶을 사는 셈입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비판하거나 원망하지 말고 그 대신 이해하고 격려하며 살아야 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삶과 사람들과의 관계와 일들이 잠깐 있으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좀 넓게 보고 크게 생각하고 깊게 이해하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공항 대합실과 같은 인생을 살면서 잠시 거쳐갈 생각을 하는 대신 대합실에 저택을 짓고 천년 만년 살 생각을 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처사인 것입니다.

성경은 이렇게 우리들에게 말씀합니다.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아무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년을 유하며 장사하여 이를 보리라 하는 자들아,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간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너희가 도리어 말하기를 주의 뜻이면 우리가 살기도 하고 이것 저것을 하리라 할것이거늘 이제 너희가 허탄한 자랑을 자랑하니 이러한 자랑은 다 악한 것이라.  이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치 아니하면 죄니라” (약4:13-17).
우리의 가는 길이 안개와 같음을 알고, 그래서 가는 길의 마지막 끝에서 주님을 뵐 때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하고 칭찬듣는 삶을 살기 위해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고 옳바른 인생관과 목적의식을 가지고 사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