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개


Service

담임목사칼럼 교회소개담임목사칼럼

행복한 사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0-12-26 17:05 조회1,933회 댓글0건

본문

2020년 마지막 주일입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이 한 해 동안 걸어 온 우리들의 길은 지뢰밭 길 과도 같았고 살얼음판 같기도 했습니다. 한 마음되어 힘을 모아서 대처해도 부족한데도 때 마침 4년마다 찾아온 미국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철과 맞물려 사분오열되어 암울하고 절망적인 나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여기저기서 고통당하는 자들의 아우성이 들려왔고 그 소리는 날이 갈수록 더 커져가고 있습니다.

 

교회적으로도 3월 말에 시작된 영상예배가 대면과 영상으로 병행되어 오다가 9개월이 지난 지금 다시 영상으로만 드려야 할만큼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현 상황이 우리를 지치게 하고 절망의 나락에 떨어지게 할 만합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절망과 탄식 충만입니다.

 

그러나 밤이 깊을수록 별이 더 빛나듯이 이 고난의 밤에 믿음의 영롱한 빛은 더 밝게 비추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역병의 계절이 지나가고 희망찬 날이 반드시 오고야 말 것입니다.  이미 의료계에 종사하는 자들에 대한 예방 접종이 시작되었고 곧 이어 교사, 소방대원과 경찰, 75세 이상의 고령자들과 65세 이상의 병약자들이 백신주사를 맞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예방 접종이 일반화되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날이 올 것입니다.

 

항상 말씀드렸습니다만 시작한 것은 반드시 끝날 때가 있는 법입니다.  이 고통의 시간들이 언젠가는 지나가고 말 것입니다.  성도는 이 모든 것을 주님의 선한 손길에 맡기고, 그대신 믿는자답게 살고자 하는 것이 소원이 되고 삶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마음을 지켜야 합니다.  강도 만난 이웃을 돌아보고 온 맘과 정성을 다해 바람직한 예배 가운데 주님과 깊은 교제를 이어가야 합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하게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사 58:6)는 말씀처럼 곡기를 끊는 것 이상의 깊은 의미가 있고 그것이 곧 거룩함이요, 이 시대에 회복되어야 할 영성이라고 믿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니 그래도 감사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살아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아찔한 순간들도 많았고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절대절명의 위기의 순간도 많았을텐데 이만~하니 그것도 감사합니다.  지금은 한숨뿐이지만 앞으로 나아질줄 믿고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주님이심이 가장 감사합니다.

 

조선 시대 가난한 집에 태어나 종으로 팔려가 살던 옥분이라는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에 혹사를 당하다가 결국 두 손과 한 발이 동상에 걸려 잃어버린 아이가 구타펠 미국 여선교사에 의해 살아나고 예수믿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귀국하는 구타펠 선교사에게 자신을 도와준 미국의 성도들에게 그들의 도움에 의해 조선에서 가장 행복하게 된 소녀가 감사인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하면서 다음과 같이 조선에서 가장 행복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고 합니다.

첫째, 더 이상 매를 맞지 않기 때문에

둘째, 치료를 받아 아픈 곳이 다 사라졌기 때문에

셋째, 더 이상 배가 고프지 않기 때문에

넷째, 전에 있던 곳에 돌아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다섯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트리를 보았기 때문에

여섯째,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옥분이의 행복 이유는 우리를 참 부끄럽게 합니다. 당연하다 못해 아예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 우리들의 현실을 돌아봅니다.  

 

성탄절 저녁식사를 하면서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쳐 올라오는 감사가 있었습니다.  뜬금없이 옛날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1980년 크리스마스, 벌써 40년 전 일입니다.  지금이야 배도 나오고 얼굴에 살도 찌고 나름대로 봐줄만한 모습이지만 그 때는 젓가락 같았습니다.  병약했기 때문이었지요. 가진 것 없고 실력도 없고 볼품없이 시작했던 미국 생활이 지금은 추운 날 따뜻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나누며 목사가 되어 주님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임이 틀림없습니다.

 

송년주일입니다.  파란만장한 한 해이었지만 감사할 것이 훨씬 많았음을 어렵지않게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마음으로 2020년을 결산하고 결론을 내려보시지 않겠습니까?  ‘나는 조지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야’라고 외쳐볼 수 있다면 더 좋겠지요.  그 마음으로 새해를 준비하시고 주님 안에서 희망찬 2021년을 맞이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