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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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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0-11-14 16:40 조회2,0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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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지애나주의 카빌 나병재활원장인 폴 브랜드 박사(Dr. Paul Brand)라는 분은 한센 병 즉 나병에 대한 권위자로 상당히 이름난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출장차 영국에 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용무를 마치고 긴 여행 끝에 런던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날 밤 호텔에 투숙하여 신발을 벗고 양말 한 짝을 벗었는데 발뒤꿈치에 아무 감각이 없었습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이런 일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나병환자들을 수술하고 그들과 직접 접촉해 온 나병 전문가인 그에게는 순간적으로 아찔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는 마치 용수철처럼 튕겨 일어나서 핀을 찾아 발의 복숭아 뼈를 찔러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감각이 없었습니다.  찔린 부분에서 피가 솟아났지만 아무 감각이 없었습니다.  자신도 나병에 감염된 것이 틀림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브랜드 박사는 그날 밤 한잠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이제 자신이 나병환자가 되어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게 될 것을 생각해 보니 앞으로 닥치게 될 일에 대한 두려움과 슬픔으로 인하여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이렇게 밤을 지새우고 아침이 되었으나 그의 마음은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다시 핀을 찾아 어제 찔렀던 부분을 힘껏 찔러보았습니다.  순간 그는 너무 아파서 기절할 듯 고함을 질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아픈 것이 이제까지 겪었던 어떤 감격보다, 어떤 기쁨보다 더 컸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제 저녁에 감각이 없었던 것은 오랜 시간 여행에 신경의 한부분이 눌려서 발이 마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브랜드 박사는 실수로 손가락을 베었을 때도, 발을 삐어 절룩거리면서도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자신이 건강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남긴 말이 “하나님, 고통에 대하여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의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즉 고약한 냄새로 인해 이전에는 얼굴을 찌푸렸지만, 지금은 그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몸이 찌뿌둥하고 재채기가 나오고 한기를 느낄 때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경험을 한 두번쯤은 해보셨을 것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나 하는 염려때문이지요.

 

그러다가 코를 찌르는 쓰레기의 교약한 냄새라던지 화장실 냄새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지요.  미각이나 후각이 정상이라는 것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말 때문이지요.  일상의 평범함이 얼마나 큰 복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조그마한 예인데요, 돌아보면 감사할 것들이 참 많은게 사실입니다.  심지어는 고통도 감사거리가 됨을 알 수 있습니다.

 

금년도의 감사계절은 예년에 비해 많이 특이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다 준 특수한 상황이 우리를 많이 힘들게 했지만, 살펴보면 감사거리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만한 것도 감사요, 고통 속에서도 믿음으로 견디며 살아올 수 있음도 감사이며, 내일의 주인되신 예수님 안에서 소망을 잃지 않음도 감사의 제목이 됩니다.  

 

믿기 힘들지만 다음 주일이 벌써 추수감사주일입니다.  벌써 세월이 그렇게 흘렀습니다.  며칠 전 교회의 감나무에 감이 익어 홍시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놀랜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도록 완전히 잊고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고 어느새 빨갛게 익어 있는 광겅이 놀라웠습니다.  

 

모든 과실수들은 때가 차면 열매를 맺고 익어가는 것이 창조의 질서입니다.  성도의 삶에 감사의 열매가 맺히는 것은 영적질서라고 해야 하겠지요.  단절의 세월 속에서 주님이 베풀어주신 은혜를 카운트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감사의 마음을 담아 주님께 고백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도 더 의미있는 감사주일이 될 것입니다.  

 

특히 교회에서 준비하고 있는 “추수 감사 주일을 위한 가족 감사 슬라이드쇼 제작”에도 적극 동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 한 해 동안 베풀어주신 은혜가 감사를 표현하는 신앙고백적 축제요 예배의 연장으로 여기시고, 그렇게 예배자의 마음으로 많이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난 속에서도 감사, 평범함이 감사, 내일 일을 염려하는 대신에 믿음으로 하는 감사가 이 계절에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