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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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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0-11-07 13:59 조회1,9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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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정교한 운동 중 대표적인 것이라면 마라톤은 단순한 운동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갖추어야 할 장비라고 해봐야 운동화와 가벼운 옷차림이면 족합니다.  특별한 룰도 없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냥 주어진 코스를 패이스만 맞추어 우직하게 뛰기만 하면 됩니다.  

 

요즘처럼 복잡한 기계문명과 사회구조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다소 낯설게 다가오는 운동임이 틀림없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더 매력적인 운동이 아닐까 합니다.  거기다가 펜데믹으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하는 여건 상 혼자 하기에는 딱 안성마춤인 운동이기도 합니다.  물론 여기서는 마라톤보다는 긴거리 조깅과 같은 것이겠지만요.

 

마라톤이 주는 혜택은 의외로 많습니다.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하기 위한 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뿐 아니라 심장이나 기타 몸 안의 기관들을 튼튼하게 해 줍니다.  특별히 단순한 동작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마라톤은 뛰는 사람들로 하여금 복잡한 생각을 잊게 해주는 효능이 탁월하다고 합니다.  

 

거기에다가 장거리를 뛰는 동안 몰핀보다 100배 이상 강력한 엔돌핀이 뇌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골치아픈 정신적 현상을 잊게 해주며 육체의 고통까지도 느끼지 못하게 해줄뿐 아니라 기분전환 하는 일에 그 어떤 방법보다 탁월하다고 합니다.  

 

마라톤의 유용성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한 말 중에 [트렌드 코리아 2014]의 저술진들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강조했습니다.  먼저, 정신적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는 복잡한 기술과 논리, 합리성과 이성적 사고의 남용으로부터 현대인들을 벗어나게 해주고 상대적으로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가치의 회복을 추구하는 일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현실에서 찾기 힘들어 하는 현대인들로 하여금 고통스러운 달리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고통을 통해 자신에게 돔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할까요.  좀 이상한 논리같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과도하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사는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긴 시간동안 혼자 뛰기를 하면서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것이지요.  

 

저는 이러한 마라톤의 성격이나 유익함이 믿음의 순례길을 가는 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00미터 경기처럼 단숨에 결판나는 것이 아니라 장시간 먼거리를 고통과 온갖 유혹을 물리치며 가야하는 마라톤처럼 신앙생활도 좀더 멀리보고 꾸준하게 해나가야 합니다.  현란한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미련스럽게 보일만큼 우직하게 단순함과 본질을 추구하는 태도가 신앙의 순례길에서도 소중히 여김받아야 합니다.  

 

크리스찬이 추구해야 할 단숨함과 본질이 무엇일까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은 예배이며, 나의 나 됨을 인해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 후에 이웃에게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실천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일일 것입니다.  

 

우리가 2020년을 살아오는 동안 펜데믹이라는 장애물에 걸려 끝장난 것 같다거나 앞날이 절망스럽게 다가온다해도 아직 우리가 뛰어야 할 거리가 많이 남아있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나이와 상관없는 것으로써 정신적이고 영적인 영역이라고 믿습니다.  여호와를 앙망함으로 독수리처럼 바람을 거슬러 창공을 향해 날아오른다면 여러분은 아직 내일이 있고 젊은 패기가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새롭게 시작하십시다.  지난 날은 다 잊어버리고 푯대를 향해 부르심의 상을 바라보고 전심전력하시기를 응원합니다.  신실하신 주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고 박수치시며 응원하심을 믿음의 눈을 들어 발견하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