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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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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2-02-05 11:40 조회6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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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련한 추억이 되었지만 대중 목욕탕을 다니던 때가 있었습니다. 같이 간 가족과 같은 탕을 사용하게 되면 괜찮지만 혼자서 이용하게 되면 등을 미는 것이 언제나 숙제로 남습니다. 물론 목욕비보다 몇 배나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 쉽게 해결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혼자서 대충 해결하던지, 아니면 옆에 혼자 있는 분에게 서로 등을 밀어주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등밀이를 하기 위해 인사를 하고 제안을 하면 대략 세 종류의 반응이 나온다고 합니다. 첫째 반응은 ‘저는 밀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밀어드리지요’ 라고 하는데요, 흔치는 않지만 그런 날은 횡재한 날입니다. 공짜로 등밀이를 받아서가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맛을 보게 해주는 고마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저는 밀었습니다”하고 고개를 돌리는 반응입니다. 이미 등을 민 사람이라면 당연한 말을 한 것이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민망하고 서운한 감을 느끼게 해주는 반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같은 말을 해도 ‘아’ 와 ‘어’가 다른 법인데, 이런 경우에는 인생살이를 철저한 이해타산의 원리에 따라 살아야 하는 삭막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세번 째 반응은 “예, 먼저 등을 대시지요” 입니다. 이렇게 되면 두 중의 한 사람이 양보하여 순서가 정해지는데요, 보통은 연소자가 먼저 상대방의 등을 밀게 됩니다. 그런데 서로 등을 밀어주는 데에도 세가지 유형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 내가 밀어 준 만큼만 밀어주는 사람, 둘째, 내가 밀어준 이상으로 정성껏 밀어주는 사람, 셋째, 내가 밀어준 것보다 훨씬 이하로 밀어주는 사람.


이것은 그리스도인의 처세술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원리를 가르쳐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원리가 가르쳐주는 성도의 처세술 원리는 ‘대접을 받기 위해 대접하는 것’ 이상을 넘어, 이웃을 내 몸 처럼 대접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웃’은 강도 만난 사람으로서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입니다. 선한 사마리아 사람으로 알려진 예수님의 비유에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이 사마리아 사람은 호의를 베풀지 않아도 될 온갖 조건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파격적인 베품을 실천했습니다.


이것은 독생자를 내어 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희생을 상징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그 분의 등을 밀어드리는 것과는 아무 상관없이 언제나 먼저 우리의 등을 밀어주시고, 나중에 밀어드리겠다는 철썩 같은 약속을 우리는 매번 지키지 못해도, 언제 그러셨냐는 듯이 다시 밀어주시는 주님의 사랑 이야기이지요.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 이야기입니다. 


어떻습니까? 아무리 바빠도 잠시만 멈춰서서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등을 밀어드릴까요?’ 라고 먼저 다가 간다면 마음이 조금은 더 훈훈해질 것입니다. 그렇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어 드리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