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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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1-10-02 10:21 조회1,01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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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기까지 왔습니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 후 한 주 한 주가 전쟁과 같았습니다. 교회를 지키기 위해, 성도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가장 지혜롭고도 합리적이면서 믿음의 방법을 강구하며 지내 온 세월이 2020년을 넘기고 2021년도 이렇게 한 회계년도를 마치고 새 회계년도를 맞게 되었습니다. 잃어버린 세월같아 속상하고 아쉽지만 그래도 이만하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요 주님의 자비입니다.
그러나 사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습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습니다. “그래도”라는 말이 가지는 어감이 “어쩌다가” “겨우” 같은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이 ‘어쩌다가’ 아니면 ‘겨우’ 운 좋게 온 것이 아닙니다. 인도하시고 지키시는 우리 주님의 빈틈없는 돌보심으로 왔습니다. 그러니 “그래도”가 아니라 “그래서”라고 해야 맞습니다. 주님의 빈틈없는 돌보심의 결과로,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사실 이제사 드리는 말씀이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저 자신도 치열한 영적 전쟁을 치뤘습니다. 그동안 익숙해진 예배의 형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게 빼앗기고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온라인 예배나 드라이브인 예배를 드릴 때마다 텅빈 예배당에서 카메라를 향해 설교를 하고 내부가 보이지 않는 자동차를 향해 설교를 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분이 앉아 계셔야 할 자리에 여러분의 사진이 1년 넘도록 붙어있는 썰렁한 예배실에서 어떤 때는 두 세사람과 함께 예배하고, 썰물처럼 휙 빠져나가는 드라이브인예배 차량들을 보내놓고 사무실에 앉아 한동안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는 제 모습은 영락없는 우울증 환자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아침마다 여러분에게 보내드린 바이블타임 묵상글은 저에게 큰 위안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시작한 이웃 사랑 음식박스 나눔은 큰 힘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물겹도록 감사하고 용기가 되었던 것은 팬데믹 상황에서 교회의 재정 운영이 힘들까봐 전화로 격려해주시고 온라인과 교회 방문을 통해 청지기적 직분을 충성스럽게 감당해주신 여러분들의 모습이었습니다. 평소 헌금 설교도 별로 하지 않고, 전혀 헌금자 명단을 발표하거나 공개하지도 않아, 막말로 힘들다는 핑계를 대며 청지기 책임을 잠시 쉬겠다고 해도 될만한 상황으로 받아들일 법도 한데, 말없이 교회 공동체를 섬겨주신 여러분들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그래서” 오늘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고요. 작년에 2021년도 예산을 세울 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참으로 난감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우리 교우들의 생업이 힘들지 않을까, 직장은 괜찮을까, 염려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믿음으로 책정을 했습니다. 수입도 그렇고 지출도 그랬습니다. 그랬는데 예산을 넘는 수입이 결산되었습니다. 희한한 것은 결산도 예산을 훨씬 뛰어넘는 결산을 했지만, 교회 살림을 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좀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2021년 우리교회 수입 예산이 $1,067,000이었는데 수입 결산이 약$1,1750,000이고 지출 결산이 약 $1,008,000인데요, 놀라운 것은 이웃 사랑 섬김 사역을 하면서 우리 교회를 통해 이웃에게 전달된 사랑의 박스의 가치가 약 $1,200,000 가량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교회의 지난 회계년도의 규모만큼 부어주셨는데, 그야말로 오병이어의 이적이 일어난 셈이지요.
하나님의 은혜요, 여러분이 함께 기도하고 희생하며 깨뜨려주신 헌신의 옥합을 하나님이 기쁘게 사용하신 결과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2부와 3부 예배 후에 있는 결산 보고와 예산 인준의 시간들은 “그래서” 감사의 축제이어야 하고, 또 한번의 헌신을 다짐하는 섬김의 제사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주님께서 이루실 크고 기이한 일들을 또 한 해 기대하며 고대합니다.
새 회계년도에는 영어권 회중의 폭발적인 부흥과 그것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주차장 난을 해결해 주시기를 기대하는데요, 이 일도 주님이 기뻐하시면 능히 이루실 것입니다.
지난 회계년도 동안 여기까지 함께 동행해 주신 여러분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감사드리며 우리 주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