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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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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2-02-26 10:59 조회6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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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수요일, 3월 2일이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입니다. 작년도 종려주일에 사용했던 가지를 말려서 불에 태운 후, 그 재를 가지고 이마에 십자가를 그리는 재 의식에서 유래했는데요, 이 날에 각자의 이마에 재를 바르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재 의식은 구약시대로부터 전승되어 왔는데요, 타민족의 침략을 당해 성전이 파괴되고 나라를 빼앗겼을 때, 자신에게 커다란 불행이나 슬픔이 닥쳤을 때, 특히 상을 당했을 때, 머리에 재를 뒤집어썼습니다 (수7:6, 스 4:1). 옷을 찢거나 베옷을 걸치고 잿더미 위에서 지내기도 했고(욥기 2:8, 42:6), 심지어는 재를 먹기까지도 했습니다(시편 102:9). 이렇게 구약시대에 유대인들이 재를 뒤집어 쓰는 것은 나라와 자신이 겪는 불행과 허무한 처지에 대한 슬픔을 표현하는 행위였습니다. 


또 재는 타다 남은 찌꺼기로서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을 나타냈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자신은 아무것도 아님을 고백하는 데에도 쓰였습니다. 자신의 잘못과 나약함을 고백하고 회개하며 하나님께 자비와 은총을 구하는 의미로 재를 뒤집어 썼던 것이지요 (욥 42:6, 마 11:21, 눅 10:13).


이런 풍습이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인 '재의 수요일’에 이마에 재를 바르는 의식으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기때문에 지니는 한계를 인정하고, 사람의 근원이 하나님께 있음을 새롭게 인식하며, 자신을 하나님께 의탁하고 자비를 구하며 참된 회개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사순절을 기념하는 것은 부활을 준비하며 기다리는 40일 동안의 기간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성경에서 40이란 숫자는 매우 큰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노아 홍수의 40일(창세 7:17), 십계명을 받기 위해 모세가 산에서 보낸 40일(출애 24:18), 약속에 땅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이 걸었던 40년의 여정, 엘리야가 호렙산에 가기까지 걸린 40일(왕상 19:8). 그리고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기도로 보냈던 40일 등은 모두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 모두는 어떤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준비하는 수련(단련)의 기간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순절은 수양 (Retreat)이다”라는 말처럼 사순절의 의미를 명확하게 나타내는 말은 없을 듯 합니다.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절은 일상의 생활을 계속하면서도 수양하는 마음과 자세로 매순간 우리의 삶을 반성하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빗대어 우리 자신을 점검하며 새로운 실천을 다짐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예수님의 고난을 기억하며 감사하고, 기름을 준비하는 신부들처럼 다시 오실 재림의 예수님 맞이할 채비를 갖추는 진중함이 회복되는 기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2년 넘게 계속되는 팬데믹의 원인을 스스로 우리 각자에게서 찾고 하나님의 용서하심과 치유하심의 은혜를 구하는 사순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음에 재를 바르고 마음을 찢으며 회개하여 참된 회복으로 나아가는 재의 수요일, 그리고 사순절 기간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