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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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2-02-12 12:35 조회60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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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움추렸던 땅이 기지개를 펴는 소리가 큰 함성으로 다가오는 계절입니다. 새싹이 돋는 소리, 꽃몽우리가 터지는 소리, 무거운 겉옷을 벗으라는 따스한 햇살의 함성이 여기 저기에서 들립니다. 꽃샘 추위의 호령 앞에서 잠시 주춤할 때가 오겠지만, 결국에는 봄이 오는 소리가 온 대지를 뒤덮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는 어떻게 보면 끊임없는 변화의 연속성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는 숨가쁘게 자전과 공전을 거듭하고 있고, 거대한 우주를 품은 것과 다를바 없는 복잡한 인체 내에서도 변화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변함을 통해 새로움이 만들어지고 생명이 유지되는 것이 창조 질서의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예가 바로 세포 조직으로써, 인간의 세포는 주기적으로 세포 분열을 일으키고 그 과정을 통해 증식하고 복제하기를 반복하면서 생명체로 존재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런 변함의 원리는 믿음에도 똑같이 작용합니다. ‘변함 없는 믿음’이란 말은 ‘변질되지 않은 믿음’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고, 살아있는 믿음은 사실 변해야 합니다. 제 자리에 머무는 신앙은 결국 무너지고 변질되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변질되지 않고 더 단단해지면서 자라나려면 믿음이 제 자리에 머물기를 거부하고 변하여 가기를 인정해야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더 단단해지는 내면과 자라나는 외면의 역설적인 변화의 원리입니다. 단단해짐과 자라남은 공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믿음이라는 신비스러운 개념 속에서는 이 역설의 관계가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내면으로 단단해질 수록 실상은 더 부드러워지고, 외면으로 자랄수록 실상은 더 작아진다는 것입니다. 부드러워 남에게 부딪히지 않고, 작아서 남이 걸려 넘어지지 않는 존재로 변해간다는 것입니다. 마치 새 봄에 솟아나는 연한 새싹처럼 부드럽고 작지만, 실상은 커다란 공간을 차지하는 거목을 품은 생명체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저는 봄을 맞을 때마다 하나님의 창조의 신묘막측함과 그 능력에 한없는 경이로움을 느끼며, 그것은 저로 하여금 저 자신과 우리 교회를 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갖게 합니다. ‘나와 우리 교회는 주님 안에서 거목이 되어가고 있는가, 아니면 주님과는 상관없이 고목이 되어가고 있는가?’
겉모습으로치면 거목과 고목은 어쩌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나무로서의 기능이 정지된 나무는 고목이고 고목은 열매는 커녕 잎 조차 내지지 못하고 자라지도 않은채 자리만 지키고 있지만, 거목은 여전히 자라며 열매를 맺는다는 것입니다. 세월이 지나면 나무가 고목이 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을 품은 개인이나 믿음의 공동체는 결코 영적 노화현상이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부활과 생명이신 예수님으로부터 끊임없이 영양분이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으로부터 공급되는 영양분은 성경 말씀입니다. 성령의 에너지도 하나님의 기록된 계시인 성경 말씀을 통해 발생하고 전달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고 공부하고 묵상하는 것은 “탈 고목화”에 가장 기본 중에서도 기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없이 믿음이 생길 수 없습니다. 말씀을 먹지 않으면서 살아있는 믿음이 가능하리라고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영양제라도 밥보다는 못합니다.
바이블타임 캠페인은 바로 이런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먹지 않고도 쓰러지지 않을 장사는 없습니다. 쓰러지지 않는다면 그냥 그렇게 고목이 되어갈 뿐입니다. 물론 읽는 행위 그 자체에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읽는다는 말은 먹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말씀을 먹는다는 것은 삶에서 순종하고 실천하는 결과까지 포함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영적 거목이 되실 줄 믿고 기대합니다.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것을 가능케 하실 것입니다.
부모된 우리가 영적 거목이 되어갈때 우리의 자녀들도 큰 재목이 될 것입니다. 우리 자신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변화되어감을 통해 우리 자녀들이 영적 거목으로 자라나는 것은 더 중요합니다. 그것이 우리 개인과 가정과 교회의 특권이요 책임이라고 믿습니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들은 청취 소감치고 너무 심각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깨달음이었습니다. 해피 발렌타인스데이, 해피 정월대보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