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이런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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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슈가로프한인교회 작성일22-01-22 11:30 조회72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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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칼럼에 실을 글이 써지지 않는 때가 있습니다. 그 때는 주로 한 주간동안 말을 너무 많이 했거나 글을 너무 많이 썼을 때입니다. 그래서 도무지 글이 써지지 않을 때면 이책 저책을 뒤적입니다. 그럴듯한 시상이나 글의 주제를 만날까 하는 바램을 가지고.
아래 소개해 드리는 글도 그렇게 여기까지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읽고 감명을 받았던 시이지만 한 해를 여는 1월이 가기 전에 다시 한번 음미해봄직한 내용이라 생각하여 여기에 인용하려고 합니다. [사랑할 땐 별이 되고]라는 이해인의 글 모음에 나오는 “새해엔 이런 사람이”라는 제목의 시 입니다.
새해 첫날
제 마음에 펼쳐지는 수평선 위에
첫태양으로 떠오르시는 주님,
새해라고 하여 새삼 놀랍고
새로운 것을 청하진 않겠습니다
날마다 지녀 왔던 일곱 가지 염원
오늘은 사라지지 않는 무지개 빛깔로
제 마음속에 다시 걸어 두겠습니다
평범하지만 가슴엔 별은 지닌 따뜻함으로
어려움에도 절망하지 않고
신뢰와 용기로써 나아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월의 보름달만큼만
환하고 둥근 마음
나날이 새로 지어 먹으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희망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저의 삶에 새해라는
또 하나의 문을 열어 주신 주님,
이 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을 바로 보며
옳고 그른 것을 잘 분별할 줄 아는
지혜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너무 튀지 않는 빛깔로
누구에게나 친구로 다가서는 이웃
그러면서도 말보다는 행동이
뜨거운 진실로 앞서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넓고 큰 인류애엔 못 미치더라도
제 주변을 다사롭게 하는
조그만 사랑부터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늘진 곳에 골고루 빛을 보내는 해님처럼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인정을 베푸신 주님처럼
골고루 사랑하는 법을
저도 조금씩 배워 가고 싶습니다
오랜 기다림과 아픔의 열매인
마음의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화해와 용서를 먼저 실천하는
평화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새롭게 이어지는 고마움이 기도가 되고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 지루함을 모르는
기쁨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임종의 순간까지 기다리지 말고
평소에도 죽음 준비를 하도록 도와주십시오
욕심을 버리는 연습
자기 뜻을 포기하는 연습을 통해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
오늘은 지상에 충실하게 살되
내일은 홀연히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순례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비오니 이 모든 것
헛된 꿈이 아닌
참된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합니다. 주님….